(요즘 악마들은 무엇을 입을까)
저녁에 다른 일을 보다 시계를 보니 10시가 되었다. 오늘은 영어 선생과 정기적으로 대화하는 날이다. 대화 준비를 해야 했다. 준비라는 것은 별거 아니고 대화의 주제를 생각해 내는 작업이다. 갑자기 무슨 대화를 해야 할까 망설여졌다. 그리고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요즈음 저녁 뉴스에 반드시 언급되는 시사적 사건들이 있다. 미국과 이란 간의 휴전에 따른 뉴스이다. 그런데 저녁 뉴스를 보다 떠 오른 생각이 있었다.
뉴스를 보니 세상사람 모두가 잘 아는 인물을 보여 주었다. 과거 자료 사진이었다. 그런데 그들 모두 빨간색의 넥타이를 착용하고 있었다. 그들은 미국의 트럼프와 이스라엘의 네탄야후였다. 장소는 백악관 집무실이다. 그것을 본 순간 마음속에서 떠 오르는 영화 제목이 있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였다. 단색의 붉은 넥타이는 보통 사람들이 잘하지 않는 색상이었다. 나도 한때 제법 많은 넥타이가 있었는데 온통 붉은색으로 채색된 넥타이는 하나도 없었다. 형태가 새겨진 붉은색 계열은 있었지만.
생각을 그리하니 또 다른 연상이 되어 검색을 해 보았다. 바로 비상계엄을 발표하던 당시의 한국 대통령이 무슨 넥타이를 맸을까 하는 궁금증이다. 바로 사진이 나왔다. 그도 역시 붉은색의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대국민 담화 시였다. 그는 현재 감옥에서 열심히 그 자신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식의 궁핍한 논리를 앵무새처럼 되뇌고 있다. 한국의 또 다른 아스팔트 도로의 목사도 붉은 넥타이를 맨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아, 이제 감이 온다. 요즘 전 세계 사람들에게서 악마라고 손가락질받는 그들은 모두 이제 하나의 유니폼처럼 붉은 넥타이를 매고 있구나. 단지 내 생각이다. 이것은 무슨 정해진 사회적 결론이 난 해석도 아니고 나 스스로 반응한 상상임을 밝혀준다.
유일하게 의상 중에서 넥타이의 색상은 매는 자의 메시지를 보여주는 강렬한 소구적 도구로 본다. 특히 사회 지도층이라 불리는 인물들의 정치성향과 관련해서 제법 밀접한 관련이 있는 성싶다. 년 전에 어떤 프로야구 구단에서 특정한 색상의 플래카드를 걸어놓아 정치적 성향을 보여준 것 아닌가 하는 구설수도 있음을 기억한다. 프랑스 혁명기에 제정된 유명한 삼색(청백적) 국기가 있다. 그중에서 한 색상(우애를 상징하는 백색)이 오랫동안 사회적 논쟁을 거쳤다. 색상이란 이렇게 중요한가 보다.
자, 이제 영어 선생과 대화할 건덕지는 준비가 되었다. 그리고 이 소재로 선생과 대화를 하였다. 대화를 하다 보니 선거 여론조사가 매번 틀린 이야기까지 확장되었다. 소위 말하는 샤이-트럼프 때문에 아무리 정확히 유권자의 성향을 분석하려 해도 맞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대화란 한쪽이 묻고 다른 쪽이 의견을 말하는 과정에서 물 흐르듯 여기저기로 확장되어 갈 수 있는 것이다. 그 또한 나의 의견에 재미난 듯이 동의를 해 주었다.
PS. 악마란 말에 발끈할 준비는 말자. 붉은 악마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