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과거에 머물지 않았다. 개발도상국으로서 가난하고 누추한 과거의 추억은 이제 씻겨나갔다. 그 대신 정신세계와 기술 성취면에서 다시 봐야 할 정도로 발전된 새로운 이미지로 다가왔다. 국제정치 분야에서도 점차 인도인의 출현이 다가오고 있다. 영국에 거주하는 많은 인도인들이 고급교육과 생활수준에서 영국인을 능가한다는 소식에 놀랐다.
드디어 인도출신인 수낙총리가 최초로 총리가 되었다. 첫인상이 젊고 아주 잘 생겼다. 그는 잘 생긴 모습 이상으로 업무를 마치 준비된 총리처럼 잘 처리하고 있다고 한다. 총리로서 업무파악도 4개월 만에 완전 파악을 다 했다 하니 놀라울 능력 수준이다. 혜성처럼 나타난 그를 보고 마치 예정된 총리 같다고 말을 한다는 것이다. 마치 오바마 같다는 느낌이다. 오래갈지는 영국인 판단이다.
내가 느낀 대로 한번 인도에 대해 기본적인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인도는 지형상으로 고립된 곳이다. 사람들이 걸어서 도달하거나 가축을 이용해서 진입했던 과거시절에 진입도 어려웠고 또한 다시 물러 나가기도 어려운 지형이다. 북에는 히말라야 산맥, 서로는 힌두쿠시산맥, 동으로는 티베트고원이 턱 버티고 있다. 진입로는 아프가니스탄 쪽에서 파키스탄 방향으로 난 소로뿐이다. 외부로 천혜적 지형 방벽으로 둘러 쌓였다. 타민족의 침입도 어려웠고 그래서 국가 독립성을 잘 유지할 수 있었다. 아마 칭기즈칸 후예인 무굴제국이 거기서 330년을 정착한 이유도 진입처럼 퇴각도 어려워서였다.
인구가 그토록 창성한 이유는 습윤지역의 농업생산성이 뛰어나서 그리 되었다. 중국도 동일한 이유에서 인구가 크게 증가되었다. 이곳 인구를 말할 때 만일 영국이 인도를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로 분리하지 않고 그대로 독립을 시켰으면 하는 가정을 해본다. 중국을 능가하는 세계 최고 인구대국이 되었을 것이다. 현재 인도 14.2억. 파키스탄 2.4억, 방그라데시 1.7억을 모두 합하면 모두 얼마인가. 18.3억 명이 된다.
민족을 구분할 때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구분할 수도 있다. 먼저 인도 화폐 후면에 찍힌 언어를 보면 15개 언어가 적시되어 있다. 현재 알려진 인도 총언어는 1,650 여 개인데 주요 공용어는 18개 수준이다. 4억 정도 사용하는 힌디어가 주종이고 펀잡주에서는 펀잡어를 쓰고 모디수상 고향인 구자라트주는 구자라트어를 쓰는 식이다. 아직 언어로서 통일된 국가는 요원하다는 증빙이다. 대부분의 나라는 언어로서 하나의 민족을 구분하는 판단 기준에서 보면 대체 이게 뭐야 할 수 있다. 다양한 언어권 민족들이 그들의 자립된 상황에서 정체성을 오래 유지한 결과이다.
인도라는 나라 이름은 그들 스스로가 아니고 외부사람들에 의해 불린 것이다. 먼저 페르시아 사람들이 인더스강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인도인으로 부르는 것이 외부에 알려져 생긴 국명이 되었다. 마치 진시황 때 진이 이후 중국을 의미하는 영어 국명이 된 것과 같다. 인도와 연관 있는 많은 유사한 착오가 많았다. 그중 인도와 국명이 유사한 인도네시아가 있다. 그것은 '인도의 섬들'이라는 의미인데 네덜란드가 착오로 여기도 인도인 줄 알고 잘못 부른 것이 그대로 굳어졌다. 미국의 인디언 또한 잘못된 상식이 부른 결과였다.
불교의 발생지이나 지금은 힌두교 신앙을 중심사상으로 뭉친 인도인이 되었다. 다언어 다민족 다신앙의 통합 국가였던 인도를 수천 년간 유지해 온 책략은 단순했다. 바로 카스트제도였다. 어릴 적에 인도의 계급제도를 두고 선생님이 야만적으로 묘사를 하여 오랫동안 잔상이 남아있었다. 그러나 결론은 카스트가 인도를 하나로 뭉쳐 나뉘지 않고 지금껏 유지된 최고의 대책이었다.
초기에 인도에 진입한 포르투갈 사람들이 피부색을 기준으로 신분을 나눈 것에서 유래되었다. 카스트는 포르투갈어로 ‘혈통’을 의미한다. 계급 계층에 따라 세분하였다. 종교지도층인 브라만, 무사계급인 크샤트리아, 그리고 평민그룹인 바이샤이다. 수드라는 허드레 노동을 하는 노예계층과 같은 하층민이며 소위 불가촉(untouchable) 천민이라는 최저계층이 또 있다.
기준은 그 당시의 시대상황에 맞게 재단되기에 현재의 시각으로 이해될 수 없다. 미국도 20세기 진입기에 여성에게 참정권을 주기도 했음을 인식하자. 그런 카스트 제도는 오랫동안 긍정적으로 인도사회를 유지해 왔다. 상호 갈등을 없애고 주어진 역할만을 하면 그런대로 살아가게 되게끔 주어진 상황이다.
인간의 비극은 상위계급 신분으로 바꾸려는 것인데 아예 올라가지 못할 계층을 바라볼 필요성을 제거한 제도였다. 사회 융합을 위한 합리적 선택이었다 할 수 있다. 기껏해야 한 왕조가 누리는 평균수명이 고작 200-300년인데 수천 년간 흐트럼 없이 카스트 제도가 유지한 데는 그 나름 합당한 요인이 있었던 것이다.
무굴제국이라는 몽골지배 330년 시기에도 이 제도는 잘 유지가 되었다. 오히려 근대시기에 들어서 영국이 인도를 완벽히 지배하기 위하여 기존의 사회상태를 바꾸고 종교 대립을 부추겼다. 고요한 상태로 놓여있던 호수에 큰 바위를 던져 정적 상태를 파괴했다. 그것도 부족해서인지 100년 수탈을 한 다음 독립을 시켜줄 때 힌두교와 이슬람으로 나눈 후 영구 분리하여 돌려준 것이다. 뱅갈과 펀잡으로 나뉜 소위 동서 파키스탄 분리인데 이동시 배로 가면 5일 걸리는 1600Km 거리로 나누어서 독립을 시켰다. 이슬람종교 세력을 회교권과 분리하게 되었다. 그것도 2개월 내에 갈 사람은 가고 남을 사람들은 남으라는 식이었다.
졸속 분할이 진행되었다. 나누는 몫은 8대 2이다. 예를 들어 군대도 공무원도 함정도 분리되니 8대 2로 양적으로 나누고 대학도 분할되니 도서도 그 비율로 나누었다. 사람도 물자도 다 분리가 되는 형국이었다. 당시 신문사설을 보면 한 마리의 소를 그 비율로 둘로 나누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을 볼 수 있었다. 이때를 기화로 스리랑카도 몰디브도 떨어져 나갔다. 결국 동서로 나뉜 파키스탄은 다시 또 서로 영구 분할이 되었다. 영국이 원하는 대로 분리통치가 된 것이다. 20세기 최대의 국가분할 돗데기 시장식 결정이 시작되었다.
그리나 인도는 서서히 발전해 갔다. 역시 큰 그릇 대국이었다. 작은 소국들이 냄비같이 끓을 때는 조용하더니 금세 큰 걸음을 뛰기 시작한다. 그들의 바탕은 기본적 민주주의 질서 위에서 서서히 끓어오르더니 도약을 이루어 냈다. 내수시장도 중국을 초월할 정도의 인구대국이 되었고 세계적 수준의 과학기술 대국으로 진입되어 있었다. 현재 국가 구매력을 기준으로 보면 세계 3위 국가가 되었고 명목 GDP는 세계 5위이다. 2021년 경제성장률은 9% 정도이다. 핵을 보유했고 군사력도 세계순위가 4위에 올랐다.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모디 수상이 있어 더 큰 기대를 갖게 한다. 국민적 지지도도 세계 지도자로서 최상위권이고 대국 미중소에 대해 당당한 외교전략을 내세워 자주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던 차에 골드만삭스 미래투자 리서치 통계를 보니 2050년에는 국가별 경제순위는 3위였고 2075년에는 미국을 능가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가끔 인도는 대규모 기차탈선 사고로 언론에 나오는데 그들은 실제로 깔린 연장으로 볼 때 세계 4위 철도대국인데 이용객 실적으로는 세계 1위이다. 단 현재 새로운 철도시스템 개량작업이 진행 중이다.
뭄바이 경제수도는 미국의 할리우드 같은 영화의 제작이 이루어져 년간 천편 이상 영화제작이 되고 있다. 인도의 가장 강점 중 하나는 평균나이가 29세라는 점이다. 젊다는 것은 역동적이라는 것이다. 참고로 일본은 47세이고 한국은 44세이다. 인도인들은 IT 지식이 매우 뛰어나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 활약 중인 IT업계 회장 중 많은 사람들이 인도인들인데 한국도 이 분야에 많은 이들이 벌서 입성해 있다. 아라비아 숫자와 숫자 0을 발명한 인도의 수학 수준을 알려주는 바로미터가 된다.
태양열이용 발전과 우주산업도 높은 단계에 진입해 있다. 최근 미국을 방문하여 상하 양원에서 연설을 한 인도 모디 수상을 보면 비록 힌수염에 좀 우습게 보이는 전통 의상을 입고 있지만 대면할 때 상대를 압도하는 날카로운 안광이 빛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