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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van shim Oct 05. 2023

아파트 엘리베이터 교체를 보며..

(옛날 생각이 나서)


엘리베이터 교체는 필요한데,,


살고 있는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교체하고 있다. 이 말은 아파트 나이가 약 20년이 되었다는 말이다. 통상 교체 주기이다. 다행히 내가 거주하는 층수는 저층이라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 평시에도 대부분 걸어서 오르고 내려가는 습관이 잘 되어 있었다. 고층에 거주하는 분들과 나이 드신 분들이 계단을 이용해야 하니 많이 힘들 것 같다. 추석 연휴를 보내고 첫날부터 신문이 오지 않아서 혹시 하며 우편함으로 내려가 보았더니 거기에 신문이 꼽혀 있었다. 그 정도의 불편은 정말로 크게 불편을 겪는 세대분들에 비해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관리사무소에서 ELV 교체에 따른 여러 가지 불편에 대비하여 많은 준비를 해 두었다. 택배를 받고 보관하는 간이 보관소도 갖추어졌고 꼭 도움이 필요한 나이 드신 분들의 편의도 제공한다고 공지된 것을 보았다. ELV 교체 기간은 한 달이 조금 초과된 일수였다. 20년 전에 제작된 ELV 사양이라 다른 빌딩에 있는 현대적 기기와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가끔 불의에 작동 불능사태도 있었고 따라서 긴급 보수작업도 잦게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불편이 되었다. 이제 새로 교체하는 ELV는 현대적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것이라 이용객에게 좋은 만족을 줄 성싶다.



교체비용도 거의 대당 7-8천만 원 정도에 달해 전체를 교환하는 비용은 실제로 아주 큰 예산이다. 아마도 아파트 입주하고 20년 내에 가장 큰 비용이 지불되는 첫 사례라 생각된다. 그동안 축적해 둔 장기수선충당금을 사용하여 주민들이 따로 부담하는 비용은 없어서 아주 다행이었다. 우리나라 아파트는 약 40년 정도 사용하면 수명이 다 되는 것으로 보통 이해한다고 한다. 구조적인 안전문제에 의해서가 아니고 다른 이유로 아파트를 철거하고 새로 짓는 작업이 거의 일반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주민들 생활하는데 다소 불편하다는 것이 아파트 재건축의 주된 이유라고 한다.


철근 콘크리트와 시멘트로 제작된 공유 아파트는 기실 수명은 백 년 이상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비근한 예로 근래 뉴욕에는 백 년, 이백 년 된 공유 건축물도 아주 많다. 뉴욕 중심부라 할 수 있는 맨해튼 지역에도 오랜 건축물이 많이 보인다. 그러나 그들은 다소 불편이 있음에도 여전히 약간의 구조적 수정과 보완을 거쳐 계속 사용하고 있다. 이 오래된 건축물들은 오히려 역사적인 건축미를 갖고 있어서 일부 도시에서는 건축물을 둘러보는 관광도 이루어지고 있다. 고층 건물도 엘리베이터와 전기시설 그리고 난방과 수도 파이프라인 정도를 교환하면 이백 년도 사용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이야 기껏 250년도 안 되는 역사 중에 건축된 고 건축물을 오히려 잘 보존하려 하는데 반해 우리는 무조건 옛 것을 도외시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 번번한 역사성을 가진 오랜 건물도 한국에서는 찾기가 어려워졌다. 유럽은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모든 옛것을 보물처럼 받들고 있다. 그런 고건축물을 보려고 전 세계인들이 그곳으로 관광을 몰려온다. 어떤 도시는 아예 고 건축물의 철거는 정책적으로 불허하고 대신 보수에 드는 비용을 국가에서 지원하기도 한다.




수동으로 핸들을 돌려 문턱에 맞추는 elv 레벨러. 유사한 사진  



다시 ELV 이야기로 돌아가 보련다. 약 30년도 훨씬 전에 뉴욕에 갔을 때 기억이다. 맨해튼 90 번가 쪽에 거의 35층 정도되는 오랜 건물이 있었다. 이 건물은 거의 100년이 되는 건물이라고 들었다. 이 건물에도 ELV는 설비되어 있었다. 큰 건물이라 몇 군데 ELV 가 있었는데 오직 한 군데에는 여전히 구식 승강기가 있었다. 여기는 형태가 조금 이상한 ELV 가 있었다. 내부에는 수동으로 층높이를 조절하는 레벨러(leveler)라는 선박의 방향키처럼 생긴 둥근 핸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ELV는 층수 버튼을 누르면 나이 드신 할아버지 기사가 층의 높이를 레버를 이용하여 문 턱의 높이를 조정한 후에 이용객들이 타고 내릴 수 있었다.


현대 건물은 모두 자동화된 ELV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어 전자식 레벨러와 센서를 통해 층높이를 자동으로 맞추게 조절된다. 처음에는 높이 조절을 수동으로 하여 다소 출렁하는 느낌이 좀 불안하고 다소 이상했다. 그러나 몇 번 이 ELV를 타고나니 서서히 재미가 있었다. 매 사용시마다 그 할아버지에게 반드시 고맙다는 인사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떤 이용객은 작은 팁을 주기도 하였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가 더 있다. 이 건물은 뉴욕에서 당시 잘 나가는 중견회사의 사옥이었는데 ELV를 운전하는 그분은 그 회사의 임원이라고 했던 이야기를 들었다. 이 분은 이 건물과 영원한 계약을 맺는 관계가 된 것처럼 보인다. 그 후에 다시 그분을 보니 달라진 숙명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존경스러워졌다.


아마도 이런 엘리베이터는 일부지만 뉴욕에서 여전히 잘 보존되어 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건물이나 문화유산급 건물에는 과거를 회상하는 구식 엘리베이터가 흥미로운 요소로 복원이 되기도 할 것이다.



다른 꿈같은 이야기도 드린다. 한 아파트 빌딩의 엘리베이터 내에서 생긴 로맨틱한 이야기이다. 한 사람이 언제나 같은 시간에 아파트의 다른 한 사람을 항상 만납니다. 그러나 그들은 언어를 교환하지는 않고 대신 서로를 처다 봄을 했다고 한다. 이러한 무언의 소통이 하루하루가 될수록 그들은 특별한 연결이 만들어졌다. 엘리베이터라는 한정 공간에서 그들은 더 가까워졌고 드디어 사랑하게 되는 연결이 뒤따른다.


그런데 갑자기 여기서 엘리베이터가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층으로 이동하던 엘리베이터가 번호를 누를 때마다 다른 세계나 다른 차원으로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다. 타임머신으로 변신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함께 어떤 곳으로 미답의 모험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엘리베이터를 통해서 이어지는 주인공들의 우연성 있는 만남, 연결, 그리고 사랑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보게 되는 것이다. 재미로 들려주는 이야기인데 풀어가는 재주가 별로라서요, 어떠했나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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