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van shim Oct 14. 2023

자전거 전조등 안전 편

(작은 습관, 큰 안전)


라이트도 중요한 안전시설이다 – 


계절이 바뀌고 있다. 기실 지금 계절은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자전거 타는 최고의 시즌이다. 이 좋은 환상적인 기간에 열심히 페달링을 해야 시즌을 제대로 즐기는 것이다. 긴 낮이 점점 줄어들더니 저녁 5시도 되기 전에 어두워진다. 한겨울이 되어 밤이 최대로 길어질 때 자전거는 안전에 더욱 주의를 해야 할 시기이다. 해가 금세 어두워지니 여차하다 보면 야간 라이딩 모드로 전환되기 쉽다.


여름철 긴 낮 시간에 적응하다 보니 요즘 자칫 자전거 라이딩 준비가 소홀해질 수 있어 한번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문제는 도심 구간이 아닌 외곽지대나 지방에서 야간에 자전거를 주행할 때 크게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서울에서 한강변은 자전거 전조등이 없어도 주변 가로등이 있고 주위의 불빛 때문에 마주하는 자전거나 보행인을 대체로 식별할 수가 있다. 따라서 그 지역에서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큰 사고는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다. 가장 크게 주의를 해야 하는 구간은 가로등이 없는 외곽지역이다. 여기서는 만약 마주 오는 자전거가 라이트 시설을 안 갖추었다면 야간에 심각한 사고가 발생할 개연성이 아주 크다.


지난번 북한산 지역을 다녀오는데 전조등의 배터리가 완전 방전되어 큰 낭패를 본일이 있었다. 완전한 암흑 속에서 나는 자전거를 타게 된 것이다.  더 황당한 상황은 마주 오던 자전거도 때로는 전조등이 없다는 것이다. 즉 마주하는 자전거가 서로를 인식하지 못하면 눈을 감고 운전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나도 그렇고 마주 오던 자전거도 불이 안 들어오니 중앙으로만 주행하게 된다. 안전에 대한 본능으로 중앙축으로 달리게 된 것이다. 따라서 상호 충돌 가능성은 2배로 커지게 된다. 그날 사고가 나지 않은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기도를 드릴 정도였다.


그 이후에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게 되었다. 자전거 라이트는 과거에는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이 주류였다. AA 혹은 AAA 배터리를 사용했다. 배터리를 자주 교체해야 하는 거라 불편했다. 그러다 기술의 진보에 따라 요즈음은 거의 LED 충전식으로 바뀌었다. 또한 크기도 아담해지고 디자인도 멋지게 변화되었다. 거치하는 방식도 나사로 고정하는 방식에서 고무밴드로 쉽게 장착하고 빼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그런데 충전식은 밝기단위인 루멘은 좋은데 사용시간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루멘을 올려서 사용하면 기껏 2-3시간 정도에 머문다. 이것은 야간에 그리 충분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과거에 국토종주를 할 때 보니 야간에 숙소를 찾아가는데 길을 잘못 가서 아주 늦은 밤에야 숙소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당연히 나의 배터리는 다 방전되어 애를 먹기도 하였다. 다른 일행의 전조등에 의지해서 야간 라이딩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나는 야간에 라이딩을 할 때는 전조등을 2개 준비한다. 하나는 주간에 마주하는 라이더에게 나의 위치를 인식하여 안전한 주행이 되게 하기 위한 용도이다. 마치 유럽에 가면 대부분의 신형 차량이 시동을 걸면 전조등이 저절로 들어오게 설계되어 있다. 이것이 교통사고를 상당히 줄여 준다는 통계이다.


이것에 힌트를 얻어 나는 항상 주간에도 전조등을 켜고 주행을 했다. 그 덕분인지 모르지만 거의 15년간 자전거를 탔지만 아직 충돌사고는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물론 다른 안전주의를 많이 기울였다. 예를 들면 내가 자전거 도로에서도 항상 오른쪽으로 최대한 붙어서 뒤에서 빨리 추월하는 자전거에게 방해를 끼치지 않게 배려도 했다. 이 습관은 주행 중 거의 일상화되어 있었다. 어찌 되었든 이런 작은 안전습관을 잘 지킨 탓에 지금껏 무사운전을 해왔다.


근래부터 전조등을 2개 준비하고 다른 준비도 덤으로 한다. 혹시 전조등 2개가 다 방전될 경우는 다른 방법이 없을까 대안적 생각을 해보았다. 이때는 마지막 대안을 생각해 두었다.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의 후레시 기능을 이용하면 어느 정도의 거리를 주행한다. 나는 외장 배터리 2만 Amh를 이동 중에 항상 휴대하고 있으니 충전해서 어느 정도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안전에 관한 나의 철저한 관념은 젊은 시절 항공기에서 습득한 것이다. 나는 과거 항공기 안전에 대해 많은 주의를 기울이는 직업에 종사하게 된 것이 아마 안전에 보다 유의하게 된 것이다. 항공기는 통상 하나의 작동 기능이 비정상 (malfunction) 되면 다른 대체 기기를 작동하여 비상체제를 극복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서 착륙 시 항공기 착륙바퀴가 자동으로 내려지지 않으면 수동모드로 바퀴를 내려서 대체하는 시스템이 있다. 항공기에는 거의 다 이렇게 만일 하나가 비정상 이더라도 다른 대체 기능을 갖추어 두었다. 그래서 항공기의 대당 가격이 수 억불에 달하는 것이다.


가끔 자전거 주행을 하다 보면 119 요원들이 사고 현장에서 출동하여 사고를 수습하는 것을 목격한다. 한번 이런 사고가 일어나면 그 후유증은 길게 이어진다. 다시 정상적 기능을 찾는 데는 아주 오래 걸리는 경우도 있다. 안전 대비는 스스로가 하는 것이다. 올바른 습관으로 확실하게 잘 대비해야 한다. 안전은 아무리 신경 써도 절대 지나치지 않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파트 엘리베이터 교체를 보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