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는 이상주의자에게 난 찔려 죽고, 차가운 껍데기만이 남았다.
그 이상주의자는 나 자신이었다.
나도 모르게 나 자신을 되돌아 보니 나 자신은 신뢰, 사랑, 진심, 윤리, 도덕을 사랑한 이상주의자였다.
난 세상은 당연히 이렇게 돌아가는 줄 알았다.
나 자신은 그 아름다운 세상에서 돌아가는 평범한 인간이자 부품중 하나로 인식했다.
그러나 세상은 그러지 않았다.
여러 미디어 매체에서 세상의 흉악함과 잔인함을 고발하지만 그것은 그저 '미디어 매체'일뿐 내 인생과는 전혀 상관없다고 나 자신조차 스스로 속이고 살았다.
그리고 반년 전 난 트리거가 당겨졌다.
아름다운 세상과 진심. 사랑 그것은 크게 무너졌다.
나조차 몰래 스스로 존재를 던진 그 진심과 사랑은 끝내 버림받은채 공허한 실체없는 어둠속에 내버려 둔채 스스로 쌓아온 자아가 깨지며 찢어지고 무너졌다.
자아의 해체를 경험하며 세상과 단정됐고 타인에 대한 믿음은 꺠졌으며 나 스스로의 신뢰조차 끔찍하게 찢어졌다.
나에게 남은건 오직 진심이란 무거운 집밖에 없었다. 내 인생을 서서히 잠기게 하는 그 무거운 짐.
나도 모르는 이상주의자였던 난 그렇게 내 이상과 현실의 불균형이 나에게 도달했다.
내 순수성은 더렵혀지고 밟혔다고 느껴졌다.
이제 밖에 나가도 더이상 과거 처럼 타인이 느껴지지 않는다. 다 거짓말쟁이이고 다 자기 이익밖에 모르는 추잡하고 추한 인간들로 밖에 안보인다.
사실 그들은 아무 짓도 안했는데, 나 자신한테...
난 그렇게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내가 21년간 쌓아온 내 인생과 신념이 고작 반년이란 기간안에 박살이 났는데 당연히 허무할수 밖에 없다.
내 신념과 이상이 가짜든, 스스로 친 난리든, 뭐든간에 그것은 중요한게 아니다.
난 진실을 원하고 진심으로 살아가지만 정작 저것의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것은 이미 깨져버린 나 자신에 대한 책임이다.
그 책임을 난 스스로 지지 못하겠다.
난 순수하게 살았고 진심으로 살았는데 그게 그렇게 큰 죄인가?
세상이 잘못된건 아닌가?
변해야하는건 내가 아니라 세상인거 아닌가?
...
...
...
당연히 이 질문만 반년째지만 응답은 없고 아무런 관심은 없다. 이세상은.
하다못해 세상을 진실로 살아버린 나에게 그 어떠한 동정조차 없다.
사실 동정을 줄 필요도 없다. 한 인간, 자신과 상관 하나도 없는 인간하나가 스스로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살다가 스스로 그 믿음에 죽어나가는데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난 스스로 사랑할수 없다. 세상을 멍청하게 살아간 나 자신을 도저히 용서 할수가 없다. 나 스스로도 날 보고 비웃는 군중중 하나로 속해서 비웃고 조롱하고 싶다. 더 나아가 죽여버리고 싶다.
난 이제 내 믿음과 신뢰와 사랑을 저버린 타인과 세상과 내 가족, 과거의 인연, 친구를 사랑할수 없고 믿을수 없다. 그리고 나 스스로조차 믿을수 없다.
그럼 나라는 실체와 존재는 누가 책임지지?
마음 같아선 이제 다 포기하고 아무나 책임져줬으면 좋겠다.
나도 이제 지친다.
이렇게 잘못 살아버려 고착화 된 나 자신을 이제는 못 지키겠다.
다시 살아가야할까?
그럼에도 다시 살아간다해도 현실적으로 불분명할 뿐 아니라 살아갈 세상에 대한 믿음조차 깨진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
이미 진심과 진실, 사랑, 신뢰가 내 인생의 주 목적과 원동력이 되여버린 내 인생은... 뭐 어쪄라는건지...
순수함을 잘못 배워서, 어릴때 가족에게 사랑을 못 받았던 걸까? 내 생애발달주기 과업을 달성하지 못했던 건가?
모든게 밉다. 무엇을 믿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가끔은 스스로 화가 너무 난다. 정말 별 이유도 아닌거에.
난 이제 무엇을 붙들고 살아야하는거지?
남들에게 물어봐도 하나같이 "그냥 사는거지 뭐..."
어이가 없다.
내가 그걸 알고자 물어봤을까?
그럼에도 나도 그렇게 느낀다. 이유가 없다.
그냥 사는거다.
그러나 내가 물어보는건 다른 차원이다.
그 잘난 인간들이 씨부려대는 그냥 사는것 조차
본인이 인식못하는 원동력과 신념이 있기 때문에 살아간다는 최소한의 감각과 느낌이 있는 것이다.
다만, 그들 스스로 그것을 망각하고 '굳이' 찾지 않을 뿐이지...
찾을 이유가 없는 인간들의 삶은 축복이다.
나 스스로 해체하지 않아도 살만한 인간들은 정말 축복이다.
물론 다 개개인의 인생은 힘들고 가끔은 비참하다 느낄수 있지만, 그럼에도 그냥 사는거 자체가 행복이라 하기엔 어렵지만 이유가 될수는 있다.
그러니 그냥 나도 다 포기하고 남들이 내 몫까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라는 인간을 분해해 줬으면 좋겠다.
이제는 나 스스로 짐을 안지고 사라져 버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