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과 함께 사라지다

by 세균

사실 돌아보면 추억이란게 별것이 아니라고 느껴질때가 있다.


잊고싶은 추억, 다시 돌아가고픈 추억, 추억은 추억대로 남기고 싶은 추억 등...


우리는 지금을 살아야하는데 어째서 과거로 돌아가고싶을까

과거로 돌아가면 그 다음의 과거가 기다리고 그 과거 또한 잊고싶고, 돌아가고싶고, 남기고 싶은데 어째서 자꾸 돌아가고 싶을까


그리고 막상 디테일하게 생각하면 그때 당시처럼 넘치는 감정이 느껴지지도 않고 '그랬었지'라는 말로 그때의 감정을 기억하고 추측할 뿐이고 막상 지금의 시점으로 보면 그정도인가 싶기도 하고.


하지만 거짓말이다. 그러면서도 진실이다.

그때의 감정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이제는 너무 비관적으로 변해버려 다시는 오지 않을것만 같은 그 생생하고 처음 느껴본 감정들을 다시 느끼고 싶다. 감정에 중독돼 버렸음에도 지금 현실을 살아가고 지금 당장 찾아올 예정인 미래를 준비 해야한다,


과거의 감정을 느낄 겨를이 없음에도 자꾸자꾸 과거로 돌아가고싶다.

과거의 감정들이 내 발목을 잡아 미래로 향하지 못하게 한다.

미래가 밝다는 말이 아니다. 그저 시간이란 강제성에 의해 가만히 있어도 미래로 향한다.

그러나 그것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모르면서도 과거에 갇혀 지내다 보면 지금 이 순간 자체가 부정적이다.


난 시간이 지나가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동시에 빨리 벗어나고 싶은 생각도 있다.

늙기도 싫다. 그러나 동시에 영원히 살기도 싫다.

전혀 지금을 만족하지 못하지만 과거또한 다시 생각하면 만족하지 못했다. 미래에는? 그건 모른다.


그렇기에 지금과 과거를 자꾸 비교하며 추억을 되새긴다.

없던일로 하고싶은 추억이 내 눈앞에서 아른거려서 그런지 내 눈도 모니터도 아른거린다.


이제는 더이상 소중한 기억이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기억이고 잊지 못한 기억이다.

나중가면 그 기억의 실체가 사라져 그저 감각으로 이유도 모른채 존재할 그 추억들이 점점 사라진다.


저번년도엔 기억한 것들이 이번년도엔 소리소문없이 내 살과 뼈가 되어 존재하고 내년에도 점점 사라지고

나를 만들어간다.


난 추억 그자체인 나를 부디 이롭게 하고싶다.

지금의 난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이것은 좋은 추억이 비교적 부족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단순 지나간 최신 추억의 그림자일까?


내 이마에 입을 맞추고는 조용히 사라지는 선선한 바람처럼 부디 추억들이 나에게 느낌을 주고 조용히 사라지기를 나는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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