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학자 피터 칼머스 박사의 경고
지난여름 내내 계속된 폭염과 기록적인 더위는 물러간 듯 시원함을 건넨다. 한낮 기온이 섭씨 30도가 아니라 아침 시작 온도가 29도, 30도였던 7, 8월. 한낮 기온은 40도를 육박하거나 넘나들었다. 작년보다 여름 나기가 참 많이 힘들었다. 이러한 날씨 환경 속에서 기후학자 피터 칼머스 박사는 “올해가 앞으로 인생에서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것이다”라는 말을 한다.
올여름은 더위와 열대야로 많이 지쳤다. 기록적인 폭염이 일상화되면서 ‘이번엔 정말 힘들었다’라는 탄식을 뉴스는 인터뷰 형식으로 반복해 전달했다. 너만 그런 게 아니라 다 힘들어한다는 위안이라도 하라는 건지.
기후과학자들의 연구 결과와 수십 년간의 기상 데이터는, 작금의 폭염이 결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란 점을 알린다. 온실가스 배출과 생태계 변화, 산업구조와 도시의 열섬 현상(Urban Heat Island, UHI) 등 복합적 원인에 의해 지구 평균 기온은 해마다 오르고 있다.
단순히 몇 년 쉬어가는 더위가 아니다. 역설적이게도 ‘올해가 앞으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시원한 해’일 수도 있다는 것. 칼머스 박사의 경고는 바로 이 냉엄한 과학적 근거에 뿌리를 두고 있다.
우리는 더운 여름을 예전과 같은 서늘한 여름으로 되돌릴 수 없다. 그런 기능이 있는 ‘리모컨’을 갖고 있지 않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리셋 버튼'은 현실 세계에 없다. 이미 겪어 오는 폭염은 앞으로 점점 더 길게, 점점 더 극단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현실에 직면해야 한다.
이 절망감 속에서도 후손과 우리의 미래를 위한 행동이 필요하다는 점 또한 칼머스 박사는 강조한다. 탄소중립을 위한 정책 참여, 일상 속 작은 에너지 절약, 자연생태계 보전 노력, 더 나은 대중교통·자전거 이용, 플라스틱 절감 등 개개인의 실천이 모여 우리 사회와 미래 세대를 위한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과학자들의 경고가 예언이 아닌 현실이 되는 시대가 온다. 지구의 미래를 지키려는 책임감은 오늘, 내가 있는 이곳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내년 여름, 그리고 그 이후의 여름도 더 지치고 버거울 것이다. 이 지구 환경에 작은 정화를 주도록 작지만 거대한 변화를 향해 행동하고 서로를 독려해야 하지 않겠나. 행동 하나, 몸짓 하나가 내 아이의 아이에게 시원한 여름을 넘겨주는 의미 있는 움직임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