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손님입니다.

컴플레인

by 깨진돌

본문보다 댓글과 답글이 더 많은 인터넷 세상. 그 속에서 벌어지는 소재와 형식의 자유로움은 학자들이 공들여 쌓아 올린 '문법의 탑' 마저 흔들어 놓았다. 틀린 맞춤법이 하나라도 발견되면 그 글은 더 이상 옳게 읽히지가 않는 것이다. '맞춤법도 모르는 사람이 쓴' 글 따위가 고귀한 독자님의 눈에 찰 리가 없지.

글 쓰는 이를 골치 아프게 하는 이놈의 맞춤법은 누가 만든 것인가? 집현전? 국립국어원? 글쓴이는 이름을 밝히는데 정의의 잣대를 만든 개개인은 누군지 알 수가 없다. 대단한 분들이라고 가늠할 뿐이다. 출처를 알 수 없는 법도는 이렇게 근간을 흔들어대기도 한다.


가정에도 대대로 내려오는 법도가 있다. 칠거지악. 어느 날 갑자기 이혼신청서를 들고 온 남편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도장을 찍어줘야 하는 일곱 가지 사유. 그중 악 중의 악, 첫 번째는 '시부모에게 순종하지 않은 죄'다.


순종(順從), 순순히 따름.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온 뜻이다. 시부모님 말씀에 순종하지 않음은 뒤이어 나온 음탕한 행실이나 도둑질보다 죄질이 나쁘다. 이러니 현대 여성들의 불손함이 우리나라의 이혼율 상승을 부추겼나 싶다.


하지만 그 집단의 일원인 나에게 순종은 그저 '순하게 종노릇'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래도 조선시대 때 이미 노예제도가 폐지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죄송스럽지만 앞으로도 할 말은 해야겠다. 그래도 오늘은 말을 많이 했으니 여기까지만.


참고로, 칠거지악의 여섯 번째는 '말이 많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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