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해진미
궁합.
설렁탕에는 깍두기, 피자에는 콜라, 치킨에는 생맥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나의 친구들. 셀 수 없이 많은 이들이 나와 합을 맞추고자 줄을 섰는데 아직도 어색한 이 남자가 당당히 새치기를 해버렸다.
생년월일이 뭐가 중요할까. 네 살 차이 커플의 앞길은 축복뿐이었다.
내가 잘 먹는 게 가장 중요한 두 사람의 궁합 역시 볼 것도 없었다. 점점 살이 오르는 딸을 보며 흐뭇해하던 엄마는 본 적도 없는 남자에게 프리패스 티켓을 발급해 줬다.
어느새 우리 집 현관 앞까지 들어온 남자를 가족들은 딸보다 더 반가워했다. 내가 느끼던 이 남자의 촌스러움은 단정함이 되어 있었고, 딱딱한 말투는 그를 진중하게 보이게 했다.
제삿날도 아닌데 새벽부터 펼쳐 놓았던 교자상에는 금세 전국팔도가 그려져 있었다. 상에 올려진 반찬들의 가짓수를 세자니 괜스레 우리 엄마의 고생을 생색내고 싶어졌다.
"엄마, 힘들게 뭘 이리 많이 차렸어?"
"우리 집 백년손님 처음 오는 날인데 당연하지."
부드럽게 삶아진 고기가 좀처럼 넘어가질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