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식당
2008년 1월 7일, 어느 카페 안.
그 여자 : 음... 좋은 게 너무 많은데 뭐부터 말하면 좋을까요? 전 일단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게 좋아요. 겨울에 꽁꽁 얼어 굳어진 손발을 두꺼운 솜이불 안에 넣으면 찌릿하게 전기가 통하는 느낌. 아시죠? 전 그런 걸 원해요.
그 남자 : 저는 뜨거운 건 못 견뎌요. 들어갔다 나갔다, 열기를 식히는 과정이 너무 번거롭잖아요? 겨울에도 반바지를 입어줘야 숨통이 트인다고요.
그 여자 : 생각해 보세요. 우리의 피는 뜨겁다고요. 색깔부터 얼마나 빨개요? 보기만 해도 달아오르지 않나요? 뜨겁고 빨간 내 입술처럼.
그 남자 : 하지만 나는 그 빨간 겉모습 속에 숨겨진 하얗고 뽀얀 그것들이 싫어요. 말랑말랑한 감촉에 속아 진땀 난 게 한두 번이 아니라고요!
그 여자 : 나를 믿어요. 그리고 흐르는 땀은 내가 언제든 닦아줄 수 있어요. 당신도 이 맛에 빠지면 헤어 나오기 힘들 거예요.
그 남자 : 그럴까 봐 두렵다고요! 내 마음을 모르겠어요? 그런 건 특히나 중독성이 강해서 더 해로워요!
그 여자 : 그러면 이렇게 해요! 우선은 내가 원하는 대로 하고 그다음은 당신에게 모든 걸 다 맡길게요. 뭘 하든 당신 뜻에 따르겠어요.
그 남자 :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나도 어쩔 수 없죠. 좋아요. 저기로 갑시다!
남자는 거칠게 여자의 손을 잡아끌고 벌컥 문을 열었다. 빼곡한 테이블 위에 올려진 바글바글 끓는 떡볶이 냄비의 열기에 남자의 안경은 김이 서렸다.
사소한 언쟁의 시작. 신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