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에 대한 고찰

by 깨진돌

털이란 무엇인가?


사람이나 동물의 피부에 나는 가느다란 실 모양의 것. (표준국어대사전)


여고시절 내 단짝은 이목구비가 가지런한 미인이었다. 이쁘장한 그 친구에게도 옥에 티가 있었으니, 그건 까만 피부를 새카맣게 뒤덮은 털이었다. 콤플렉스로 남을 뻔했던 그녀의 티끌은 미인은 원래 털이 많다며 그녀를 칭송하는 사람들 덕에 날아가 버렸다.


이번엔 하얀색 메리야스를 입고 평상에 반쯤 드러누운 배 나온 옆집 아저씨 이야기를 해보자. 아저씨의 오른쪽 뺨에는 소위 '복점'이라는 까맣고 툭 튀어나온 것이 있었는데, 그 동그란 점의 한가운데에는 피뢰침마냥 매달린 한가닥의 털이 있었다. 그 털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뽑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했는데 무언가 불길한 것이 옮겨질 거 같아 매번 참았다.


이렇게 털이란 건 주인을 잘 찾아야 있어도 없어도, 많아도 적어도 흉하지 않은 것이다.


이것 또한 그렇다.


단정한 미용으로 만들어 낸 적당한 길이감과 까칠하지도 지나치게 부드럽지도 않은 은근한 복슬거림이 주인의 다소 엉뚱하게 귀여운 얼굴을 더 빛나게 해 주니 말이다.


네 몸값의 팔 할은 털 때문이로구나.


몸값 비싼 이것은 무엇일까요?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