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나간 바이올린의 피날레

담아낼 수도 눈으로 볼 수도 없는 아름다움이지만

by 담설

깊은 고동 빛, 밤나무 색을 띄는 그 악기에. 뭉근한 유광칠과 시간이 흘러 남기고 간 자국이.

고즈넉한 선율이 흘러나오는 그 바이올린. 그가 수 없이 흘러온 세월만큼, 그 속에선 깊이를

알 수 조차 없는 음률이 새어 나오는구나.

한때는 그 웅장한 대극장 무대 위에서 소갈찬 환호와 박수 소리를 담아냈고. 어느 때는

가을 낙엽 지는 골목, 눈이 푸른 노인과 함께 가을바람을 타고 그 속을 따뜻하게 물들이기도 했지.

또 언제였는가. 누군간 그 소리로 사랑을 속삭이며 마음을 말했고, 누군간 센강 강변에 앉아 그

진심을 들으며 행복에 푹 빠졌어. 언제나 그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음악을 그려왔지.


유연하게, 또 아름답게. 때론 무겁기도, 어쩌면 깃털만큼 가볍게. 슬픔을 전해주기도, 사랑을 속삭이기도

했었네. 확실하게 언제나 똑같았던 건. 늘상 진심을 담은 그의 연주. 감정을 담아내는 솜씨.

매 순간이 거짓된 적 없었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몸체에 잔가시가 돋는 듯, 흠이 나기 시작했어. 번지르르 광택도 벗겨지고,

현도 많이 낡았지 뭐야. 하지만, 그의 비례해 소리가 더 깊어진다. 담기는 감정이 섬세해지고

전보다 훨씬 고귀해졌어. 그 안에 품은 볼 수 없는 미는 한없이 커져가기만 한다.

어쩌면 낡아진 게 아닌, 정말 시간이 만들어 낸 아름다움 같구나.



수필 - 알 수 없음.

옮김, 각색 - 2025.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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