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의 아름다움은 마치

이 봄에 잠깐 머물고 간 탓에 더 눈부시네

by 담설

매 4월쯤, 몽실몽실 개화하는 벚꽃을 기다립니다. 새하얀 눈에 연분홍 물감을 흩뿌려놓은 듯한 그 꽃은

왜 그리 맘을 간지럽히고 설레게 하는지 모르겠네요. 어쩌면 벚꽃이 매년 함께 가져오는 다른 좋은 소식들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기나 길었던 추운 겨울이 정말 끝났다는 걸. 긴장되고 설레는 새 학기가 잘 흘러갈 것이라는. 내가 정말

또 한 살을 더 먹었단 실감을. 두근대는 사랑을 맞이하려는 준비를. 어쩌면 벚꽃을 기다리며 함께 개화할

많은 소식들을 기다는걸 수도 있어요. 그리고 그들을 기다리며 손안에 작은 꿈을 키워갑니다.


새 계절과 함께 새로운 꿈을 펼칩니다. 작년보다 조금은 더 자랐을 자신과 함께 말이죠. 풀리는 날씨는

마음을 말랑말랑하고 또 열정적이게 도와줍니다. 이전보다 더 열심히, 또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에너지원이 되어주지요. 그럼 우린 그 에너지를 먹고 또 하루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어가요.


만개한 벚꽃은 마치 몽글몽글한 분홍색 구름 같아요. 누군가 맑은 날 가장 예쁜 구름을 똑 떼어다가 나무에

걸어둔 것 같아요. 보드런 햇살과 새잎을 피워내는 초록잎들, 그리고 포근한 벚꽃나무는 언제나 매년

보아도 기분이 좋아요. 또 매년 봄을 기다리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만개한 벚꽃나무는 그리 오래

볼 수 없어요. 슬프게도 여린 꽃잎은 꽃샘추위 바람에 약해서 금세 모두 날리거든요. 하지만 막 슬프기만 하진

않아요.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은 정말 기가 막히게 아름답거든요. 그 아래에서 온전히 봄을 만끽할 수 있어요.


이렇게 보니 벚꽃은 우리의 꿈과도 유사합니다. 365일 고대하며 봄이 오길 기다리고, 1주일 정도 활짝

만개하여 눈부시게 빛난 후, 아름답게 날아가 아쉬움을 남기. 벚꽃나무의 만개를 향한 꿈은

우리가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과 비슷해 보이네요. 그 많은 나무들이 펼친 꿈을 보면서

우린 힘을 얻어갑니다. 훗날 만개할 자신의 꿈을 위해서 말이죠.


꽃을 개화시키지 못했다 해서 나무가 죽는 건 아닙니다. 여름 내내 초록을 머금고, 가을엔 감색 나뭇잎으로

옷을 바꾼 뒤, 다시 올봄을 기다리며 겨우 내내 숨을 죽이고 있지요. 이번 봄에 개화하지 못했다면

다음 봄에 개화하면 됩니다. 우리에겐 생각보다 시간이 많거든요. 한 번의 실패는 다음 꿈을 펼치는 데에

도움을 주니까요. 그러니 부디 모두들 자신들만의 봄에 활짝 개화할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모두들 오늘도 수고 많으셨어요.




202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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