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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서

세월의 뒤안길 - 추억 소환 60

by 조영미

바다가 그리운 산은

섬을 이루고

황홀한 운무로 가슴을 쓸어안고


바다가 그리운 숲은

비구름으로

하얀 겨울 바다를 만들고


눈, 코, 입 형체가 뚜렷한

내 님의 섬은

하얀 파도 소리에 잠을 깨고

늦가을비보다 먼저 달려온 그대

내 동공에 흐르는 눈물보다

가슴 더 젖게 한 그대 목소리


그대가 내 안에 있어도 그리워요

서럽도록 아름다울 만큼 눈물이 나요


멀리 있어도 별처럼 반짝일 거예요

멀리 있어도 꽃처럼 향기로울 거예요

우리들이 남긴

가을 자락의 페이지마다

못다 한 추억의 글씨들을 채워 넣습니다.

글씨는 어느새 들꽃으로 피어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산 능선보다 더 높은 곳에서

말없이 타내려 오는 붉은 음계

그 아래서

난 단풍보다 더 타오르는 가슴으로

그리운 편지를 띄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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