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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세월의 뒤안길 - 추억 소환 59

by 조영미

그 아름다운 빛깔은
누가 보내준 선물이길래
붓대는 이토록 가슴속 구석구석
덧칠을 하며 지나가는지


그 풋풋한 향기는
어디서 온 축복이기에
손길은 영혼의 뿌리 흔들며
종일토록 속살거리며 스쳐가는지


푸른 바람에 취한 심혼이여!


가을은
서걱대는 갈대밭에 숨죽여 우는 개울물 소리도
아득히 밀려오는 조약돌 추억의 구름도
투명한 하늘빛에 모두 머물다 가게 하라


물기 머금은 숲 속의 바람도
흔들리는 영혼 노래하는 멧새도
풀벌레 사운대는 잎 위에 편히 쉬었다 가게 하라


수런수런 다가오는 산노을 향해
와~ 와 ~환호하며 맞이하는 저 가을의 음계들
그 순결한 발자국 위에
내 덜 자란 가슴 한 조각 펼쳐놓으면
밤하늘 작은 별 하나 내려와 꿈밭 일구어
달빛 그윽한 기쁨의 강물로 출렁이게 할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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