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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룡포

산행시

by 조영미

회룡포


수줍은 듯 안개에 몸을 숨기고

투명하고 순결한 봄비가 내린다.


경건한 마음으로 시산제를 올리니

물기를 툭툭 털며 일어서는 봄산


회룡마을 감싸며 길게 누운 백사장

유년의 풋풋한 추억의 흔적들이

내성천 물돌이와 반짝이며 흐르고 있다.


솔향기 그윽한 바람의 속삭임에

젖은 몸을 일으키는 낙엽을 밟으며

나그네의 발길은 구름 위를 거니는 듯하다.


비룡산 정상 하트산에서 사랑을 약속하니

소나무 사이로 푸른 하늘이 펼쳐진다.

비 온 뒤 새 움트는 것처럼

우리 인생도 슬픔 뒤에 그러하거늘


뿅뿅다리 아래

내성천, 금천, 낙동강의 삼강이

서로 어깨동무하며 흘러간다.


살랑살랑 일렁이는 금빛 햇살에

사르락 사르락 사운거리는 물풀

돌돌 돌돌 굴러가는 모래알

추억의 가시나, 머슴 아이들이

깔깔거리며 웃고 있다.


회룡포: 경북 예천군 비룡산에 올라 하트산을 바라보며 사랑을 약속해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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