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밭길산행시- 달무리 떠다니는 숲
달밭길
조영미
낮달이 지나가다
아낙네 안쓰러워
밤새 밭 갈아 놓은 곳
옛 화랑도 유오산수(游娛山水)하고
구한말 의병들이 지친 걸음 옮기던 곳
계곡의 세찬 물소리
지친 말발굽 소린 양
잠 못 이룬 소나무
달빛이 씻어놓은
바위에 기대어 졸고 있다
수줍은 족두리꽃
달빛이 스려있고
달빛에 취한 쪽동백꽃
밤하늘 향기가 난다
개울물 사이로
달빛이 일렁이니
젖은 숲 길마다
달무리가 떠다닌다
달밭길: 영주 초암사에서 비로사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