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시선? 알아야 해?
요즘,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콘텐츠를 스스로 탐닉하듯 찾아보고 있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은 이유도 있지만, 얼어붙은 취업 시장 분위기와 얼어버린 나의 취업 기회로 인해 매일매일 나 자신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이유가 가장 큰 것 같다. 취업이 되지 않더라도, 나 자신을 부정하거나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서 나름의 발버둥을 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사라지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은 가장 가까운 관계이다. 나 자신이 미워질수록, 타인의 모난 말 한마디조차 칼날처럼 느껴지곤 했다. 사실 이 단계에는 이미 진입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더 진전시킬 게 아니므로 부정적인 감정과 자아 인식으로 잠식되기 전에 빨리 빠져나와야만 한다.
그래서 항상 의식적으로 떠올리려고 하는 것은 '지금 나는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가'이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나에게 집중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스쳐 지나가듯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감정은 이토록 조심스레 들여다보면서, 타인의 감정은 너무 쉽게 흘려보내고 있었던 건 아닐까?’
이 세상에 사는 사람이 나 하나만 있는 건 아니잖아?
나의 감정은 이토록 소중하게 다루고 있는데, 정작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 대해서는 (부끄럽지만) 상당히 하찮게 여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남의 감정에 책임을 진다는 말이 아니다.
나 스스로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싶지 않아서 내가 느끼는 바와 원하는 바 등을 캐치하고 스스로 존중하고 싶은 욕구는 충만한 것과 달리, 다른 사람들의 감정, 마음, 욕구 등에 대해서는 어쩌면 '알빠노'를 내밀며 외면해 온 적이 많았음을 반성하는 것이다.
사실, 타인의 감정에 선을 긋고 지내는 건 꽤 편하다. 깊이 들여다보지 않으면 덜 상처받을 수 있으니까. 사회성이라는 말로 그 적당한 거리를 정당화하는 것도 이제 익숙하다. 그리고 솔직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서 나의 감정을 강요하기도 쉽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장기적으로 나의 삶에 어떤 윤택을 줄 수 있을까?
나의 감정을 돌보고, 나의 욕구를 명확하게 파악해서 스스로를 존중하고자 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함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를 계속해서 알아가고 이해하는 과정을 반복하면 분명 나 스스로를 존중하고 지키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그리고 이는 나의 삶에 빛이 되고 윤택함을 준다. 일종의 자유 같은 것으로 말이다.
나는 이것이 다른 이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라는 것을 이제야 조금 더 체감하게 되었다.
스스로 존중받고 싶은 마음, 스스로를 지키고 싶은 본능이 나에게 있는 것처럼.
그들은 어떤 마음을 존중받고 싶을까? 어떤 상처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고 싶을까? 이런 것들을 궁금해하면 조금 더 성숙한 감정 인식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미숙한 나이기에, 타인의 입장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어렵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조금씩 '저 사람은 지금 어떤 감정을 느낄까?'를 궁금해하고, '아.. 이런 감정일 수도 있겠구나.'하고 유추도 해보면 퍽 이해 못 할 일도 없지 않을까.
감정의 방향이 안으로만 흐르면, 관계는 조용히 말라간다
반면 감정의 방향을 바깥쪽으로 바꾼다면 그동안 놓치고 있던 따뜻함을 조금은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사람들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라고 하지만
나는 다른 의미로 남의 시선을 의식해 보며 살아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