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편. 기억의 자리에서

잊지 않되, 미워하지 않는 법

by 수피아

세월이 지나면 상처는 옅어진다.

하지만 어떤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특히 용서하지 못한 기억은
조용히, 그러나 오래 머문다.

나는 오랫동안 미워하지 않으려 애썼다.
하지만 미워하지 않는다는 건
잊는다는 뜻이 아니었다.
오히려 기억 속에서
그날의 냄새와 목소리를 떠올릴 때마다
나는 다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용서는 망각이 아니다.
그건 상처를 기억하되
그 위에 다른 의미를 덮는 일이다.
그 기억의 자리 위에
사랑이 다시 피어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용서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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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잊지 않되, 미워하지 않는 일.
그건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고요한 용기다.
이 글은 ‘기억의 상처’와 화해하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용서는 타인을 위한 일이 아니라,
끝내 자기 자신을 위한 일임을.

쉽지 않겠지만 그 길을 가보려한다.

나를 사랑하기 위해, 더 살아내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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