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가 안 읽힐 때가 많아요.
1. 문해력이 중요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저 역시 피곤한 날엔 스마트폰 화면의 짧은 기사 한 줄도 눈에 안 들어옵니다. 글자는 분명 한글인데 머릿속에 남는 건 없더라구요. 결국 문해력은 지능의 문제라기보다 ‘마음의 여유’ 문제라는 걸 자주 느낍니다. 내 마음이 조급하고 소란스러우면, 세상이 던지는 신호들은 그저 소음일 뿐이더라구요.
2. 한때는 어려운 책을 읽고 남들이 모르는 용어를 섞어 쓰는 게 대단한 실력인 줄 알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부끄러운 잘난 척이었죠. 진짜 문해력이 높은 사람은 복잡한 걸 꼬아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엉킨 실타래를 풀어서 초등학생도 알아듣게 설명하는 사람이더라구요. 저도 그 담백함에 도달하고 싶어 매일 제 글에서 군더더기를 빼는 연습을 합니다.
3. 병원 일을 도와드리며 깨닫는 건, 우리가 ‘말을 안 해서’가 아니라 ‘말이 너무 많아서’ 소통이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원장님도, 저도, 그리고 직원들도 각자 하고 싶은 말만 쏟아내느라 정작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읽어낼 틈이 없더라구요. 가끔은 입을 닫고 상대의 표정이나 머뭇거림을 읽는 게 백 마디 말보다 정확할 때가 있습니다.
4. 마케팅 통계 숫자를 볼 때도 저 스스로를 경계합니다. 조회수가 높다고 좋아하다가도, 정작 그 숫자가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걸 보면 허무해지더라구요. 숫자가 예쁘다고 실력이 좋은 게 아니라, 그 숫자가 왜 나왔는지 숨은 맥락을 읽지 못하면 결국 자기만족일 뿐이었습니다. 저도 여전히 숫자 뒤에 숨은 진실을 읽는 게 서투르고 어렵더라구요.
5. 공부를 계속하려는 이유도 제가 가진 빈틈을 너무 잘 알기 때문입니다. 합격 통지서를 받고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내가 아는 척했던 것들이 밑천을 드러낼까 봐 겁도 났습니다. 하지만 모르는 걸 모른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진짜 공부의 시작이더라구요. 잘난 척하며 마침표를 찍기보다, 부족함을 인정하며 말줄임표를 찍는 마음으로 입학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6. 세상을 3인칭으로 보라는 조언도 사실 제가 잘 안 돼서 시작한 훈련입니다. 누군가 제 의견에 반대하면 울컥하는 마음이 먼저 올라오더라구요. 그럴 때마다 "지금 내가 당황했구나"라고 스스로를 관찰하려 애씁니다. 내 감정을 텍스트처럼 객관적으로 읽어내는 게 정말 고통스럽지만, 그래야만 뻔한 실수에서 벗어날 수 있더라구요.
7.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그대로 믿지 않으려 합니다. 그분들의 성공 방식이 제 상황에서도 정답일 리가 없으니까요. 그분들의 문장을 제 삶에 억지로 끼워 맞추려다 체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남의 옷을 빌려 입기보다, 제 체형에 맞는 문장을 스스로 찾아내고 다듬는 수고로움이 진짜 제 자산이 된다고 믿습니다.
8. 글쓰기는 제 나약함을 기록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오늘 내가 무엇을 실수했는지, 어떤 감정에 휘둘렸는지 적다 보면 제 수준이 딱 보이더라구요. 창피하지만 그 기록들이 쌓여야 다음엔 조금이라도 덜 창피한 사람이 될 수 있겠죠. 글쓰기는 지성을 뽐내는 도구가 아니라, 제 비겁함을 붙들고 반성하는 처방전 같은 것입니다.
9. 세상은 그리 대단한 사람들로만 채워져 있지 않더라구요. 우리와 비슷하게 흔들리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만든 게 이 사회의 규칙들입니다. 그걸 깨닫고 나니 세상이 조금 덜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라는 걸 읽어내는 능력, 그게 어쩌면 가장 따뜻한 문해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10. 원장님들께 제안을 드릴 때도 대단한 전략인 양 포장하지 않으려 합니다. 저도 부족한 게 많은 사람이고, 같이 답을 찾아가는 파트너일 뿐이니까요. 다만 원장님이 진료실 밖에서 느끼실 막연한 불안함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제가 대신 리서치하고 담백하게 정리해 드리는 것.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더라구요.
11. 행복은 대단한 문해력을 갖춰야 얻는 게 아니었습니다. 오늘 하루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 그리고 내 글을 읽어주는 분이 한 명이라도 있다는 감사함. 이런 사소한 삶의 행간을 읽어낼 줄 알면 충분하더라구요. 너무 잘하려고 애쓰기보다, 오늘은 이 정도면 괜찮았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하루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12. 저도 여전히 읽고 쓰는 게 어렵습니다. 매번 제 실력이 드러날까 봐 조마조마하기도 하구요. 하지만 이 서툰 과정을 멈추지 않고 기록하려 합니다. 완성된 사람인 척하기보다, 매일 조금씩 다듬어지는 과정 자체가 제 가치라고 믿으니까요. 오늘도 부족한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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