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의 키워드. '어떻게' '패턴' '심플' '스토리'
문해력은 단순히 글자를 읽는 능력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세상의 흐릿한 패턴을 선명하게 읽어내고, 내 언어로 다시 조립해서,
마침내 해결책을 찾아내는 과정 그 자체가 아닐까요?
이 과정을 거치면 세상의 해상도가 달라집니다. 남들은 보지 못하는 인과관계와 해결책이 고화질로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죠. 이 해상도를 높이기 위한 문해력의 프로세스를 질문, 분석, 정리, 전달, 체화라는 5단계로 나누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1단계: 읽고(Input) ⇒ 질문해 보기 (문제를 해결하려면, '왜?'보다는 '어떻게?')
살면서 도저히 풀리지 않는 문제 앞에 막막하게 서 있을 때가 있지 않나요?
벽에 가로막힌 것 같은 답답함이 느껴질 때, 우리는 습관적으로 묻곤 합니다.
"도대체 왜(Why) 안 풀리는 걸까?" "왜 나한테 이런 문제가 생긴 걸까?" 하고요.
하지만, 혹시 질문의 방향을 조금 바꿔보면 어떨까요? '왜'가 아니라 '어떻게(How)'로 말이죠.
'왜'는 자꾸 과거를 향하게 됩니다. 원인을 찾다가 핑계에 머물거나, 모호한 이유에 갇히기 쉽거든요.
반면 '어떻게'는 구조를 향합니다. "이게 어떻게 구성되어 있지?", "어떻게 작동하는 거지?"를 묻는 순간, 우리는 문제 속에 숨겨진 패턴을 발견하게 됩니다.
2단계: 읽고(Input) ⇒ 분석해 보기 (어떻게? 패턴을 찾아볼까요)
'어떻게'라는 질문을 던졌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패턴 인식입니다.
지능의 본질은 패턴을 찾아내는 능력에 있다고 해요. 텍스트든 비즈니스 문제든, 겉면의 포장지를 뜯어내면 그 안에는 반드시 일정한 뼈대가 존재하니까요.
내가 제대로 읽었는지, 패턴을 제대로 파악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해요. "이걸 카피 할 수 있을까?"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겁니다. 구조를 완벽히 이해했다면 대상을 그대로 복제할 수 있거든요. 더 나아가 다른 말로 바꿔서 설명할 수도 있고, 추상적인 내용을 구체적인 이미지로 그려낼 수도 있으며, 하나의 스토리로 엮어낼 수도 있겠죠.
바둑 기사가 대국이 끝난 뒤 바둑알을 처음부터 다시 놓아보는 '복기'를 하듯, 읽은 내용을 보지 않고도 구조대로 복기할 수 없다면 아직 분석이 끝난 게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저 글자를 구경한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3단계: 사고하고(Process) ⇒ 생각 정리하기 (어떻게? 심플하게 해봅시다.)
패턴을 찾아냈다면, 이제 흩어진 정보들을 내 머릿속 서랍에 가지런히 정리해 넣을 차례입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건 '심플함'이에요.
복잡하다는 건 아직 정리가 덜 되었다는 신호입니다. 남에게 설명할 때 말이 길어진다면 스스로도 잘 모르는 걸 수 있어요. 초등학생도 알아들을 수 있게 쉽게 풀어서, 좌에서 우로, 위에서 아래로 흐름이 한눈에 보이게 구조화해 보는 게 좋습니다.
심플하면서도 힘 있는 정리를 위해 이런 도구들을 활용해 보면 어떨까요?
수미상관: 글이나 말의 시작과 끝을 호응시켜 보세요. 구조가 닫히면 훨씬 정리된 느낌을 줍니다.
수치화와 시각화: "많다, 적다" 대신 숫자로 근거를 대는 거예요. 강조할 부분은 빨강과 파랑처럼 색상 대비를 활용해 눈에 띄게 표시해 보고요.
리듬감: 연결하는 단어(이음어)를 4글자로 맞춰보는 디테일은 읽는 사람에게 묘한 안정감을 줍니다. 대표적으로 예를들어, 왜냐하면 등등이 있습니다 :)
결론의 존재: 모든 정리 끝에는 반드시 '그래서 무엇이다'라는 명확한 매듭(결론)을 지어주세요.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꼭 종이에 적어보시길 추천드려요. "목표를 종이에 적으면 실현된다." 너무 흔한 말 같나요? 하지만 정말 중요해서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어요. 종이에 적으면 실현됩니다.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는 생각은 안개와 같아서, 적어서 눈에 보이게 만들지 않으면 결코 내 것이 되지 않거든요.
4단계: 구성(Output) ⇒ 전달하기 (어떻게? 스토리 형식으로. 즉,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생각이 깔끔하게 정리되었다면 이제 밖으로 꺼내볼까요? 하지만 잘 정리된 사실(fact)만 던진다고 상대방이 바로 받아들일까요? 전달에는 섬세한 '기획'이 필요합니다. 내 이야기를 들을 사람(페르소나)을 구체적으로 떠올리고, 그들이 어떤 질문을 던질지 미리 예상 질문과 스크립트를 준비해 보는 것도 좋지만, 이때 가장 중요한 건 이야기의 흐름(높낮이)입니다.
사람은 직선으로 나열된 정보에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해요. [현재의 평온함 → 다른 세상의 경험 → 위기 발생 → 조력자의 등장 → 위기 극복 → 화려한 복귀] 마치 영화 시나리오처럼, 감정의 높낮이가 있는 곡선 그래프를 그려보는 건 어떨까요? 상황마다 그 이야기가 그 위치에 있어야 할 이유와 순서를 배치하는 거죠. 상대방의 머릿속에 내가 말하는 장면이 생생한 이미지로 상상되도록 만들어 보세요. 논리는 이해시키지만, 스토리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니까요.
5단계: 직관(Embodiment) ⇒ 체화하기 (어떻게? 직관적 소통)
이렇게 읽고, 정리하고, 전달하는 훈련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단계적인 사고를 건너뛰어 본질을 꿰뚫는 순간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바로 '직관'의 영역이죠.
독해의 고수들은 이런 직관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의 통찰은 어렵고 복잡한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장 쉬운 말로 되어 있고, 이성보다는 감정을 건드리며,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매력(어그로성)을 가지고 있죠. 이는 '아는 만큼 보이는' 경지에 올랐기 때문 아닐까요? 읽기는 단순한 재미가 아니라, 이 직관을 기르기 위한 즐거운 훈련이기도 합니다.
부록: AI 시대의 프롬프트
이러한 문해력의 정점은 요즘 우리가 사용하는 AI 도구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AI에게 명령을 내리는 '프롬프트'는 어쩌면 문해력의 결정체일지도 몰라요.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우리는 앞서 배운 문해력의 구조를 그대로 적용하게 되니까요. 좋은 프롬프트에는 보통 다음 5가지가 포함된다고 해요.
역할(페르소나): 누구의 관점에서 쓸 것인가? (기획)
최종 목표: 얻고자 하는 결론은 무엇인가? (정리)
예시: 패턴을 복제할 수 있는가? (분석)
답변 형식: 어떤 스타일과 양으로 구성할 것인가? (구조화)
출처: 근거는 명확한가? (분석)
참고) 문해력 이해에 도움이 되는 동영상
참고 동영상1 (슈카월드)
결국 문해력이란 텍스트를 읽는 것을 넘어, 문제를 정의하고 구조를 설계하여 해답을 얻어내는 전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공부를 하면 세상의 해상도가 높아진다는 말, 저는 변하지 않는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왜'라는 질문도 좋지만, '어떻게'라는 렌즈를 끼고, 더 선명한 세상을 만나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문해력 #자기계발 #인사이트 #글쓰기 #구조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