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들

마음은 눈빛에 머물고, 관계는 한 발 뒤에서 완성된다고 봅니다

by 김도경

1. 사람을 만날 때 제가 가장 먼저 살피는 것은 그 사람의 눈빛입니다. 성형으로도 유일하게 바꿀 수 없는 것이 눈빛이라는데, 그 안에 담긴 선함과 여유가 그 사람의 진짜 관상이 된다고 봅니다. 저는 '선하게 바라보는 눈'을 가진 사람이 진정으로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추가로, 내공이 정말 깊은 분들은 오히려 상대의 눈을 피하기도 하더군요. 스스로가 너무 강하다는 것을 알기에 자신을 낮추는 법을 아는 것이라고 봅니다.


2. 저는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속으로 '나는 당신을 좋아하고 존경합니다'라고 속삭이는 습관이 있습니다. 상대방이 제 진심을 느끼며 미소 지을 때, 따뜻한 관계가 비로소 현실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인상과 관상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고, 그 시작은 바로 미소라고 봅니다. 제아무리 험악하게 생겼다 해도 예쁘게 웃는 모습을 갖추면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웃는 상으로 변하게 된다고 믿습니다. 그것이 남녀노소 모두에게 매력 있는 사람으로 비춰지는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3. 사회생활을 하며 깨달은 현명한 대처법 중 하나는 사과와 결정의 속도라고 봅니다. 나이가 들수록 "미안해요"라는 말이 빠르게 나오는 사람이 참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정과 사과는 빠를수록 좋다고 봅니다. 사과의 핵심은 상대의 감정을 해소해 주며 용서를 구하는 것이지, 나의 사정을 이해시키려 드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상대가 화를 낼 때 즉시 대답하면 변명이 되지만, 나중에 화가 가라앉았을 때 이야기하면 오해를 푸는 설명이 된다고 봅니다. 누군가 화를 낼 때는 일단 무조건 "잘못했습니다"라고 말한 뒤, 나중에 화가 풀리면 "사실은 그랬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현명한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4. 관계의 분위기를 장악하는 사람들을 관찰해 보니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봅니다. 그들은 느리게 말하고 생동하며, 간결한 문장을 사용하더군요. 또한 행동한 후에 말을 한다고 봅니다. 말과 행동에 약간의 엇박자를 주는 것이죠. 이런 태도는 "내가 어떻게 해도 당신은 나를 좋아할 거다, 하지만 안 좋아해도 그만이다"라는 묘한 여유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5. 누군가에게 부탁을 해야 할 때는 '선 부탁, 후 보상'의 원칙을 활용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것 좀 도와줄 수 있을까요?"라고 먼저 부탁하고 나중에 커피로 보답하는 식이죠. 이는 상대방에게 나를 도와줄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주는 일이라고 봅니다. 대화를 시작할 때도 "우리 저번에 말했던 것 이번 금요일에 가자"처럼 공통의 체험을 상세하게 언급하며 긍정적인 말머리를 던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나 원래 이런 거 싫어하는데 너랑 하니까 좋다"는 말 한마디가 상대의 마음을 녹이는 열쇠가 된다고 봅니다.


6. 반면, 멀리해야 할 사람들도 분명히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말에 요점이 없거나, 어려운 단어를 남발하는 사람, 헛소문을 뿌리거나 "사실은 이렇다"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들은 주의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말을 함부로 끊거나 잘 모르면서 가르치려 드는 이들은 경솔하게 넘기지 않는 것이 화를 면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느끼는 '쎄한 기분'은 높은 확률로 맞다고 봅니다. 험담은 멀리하고, 차라리 "그 사람 좋은 면도 있지 않아요?"라고 받아치는 관용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알고 속으면 관용이지만 모르고 속으면 무지일 뿐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7. 남녀 관계에 대해서도 제가 느낀 몇 가지 생각들이 있습니다. 상대의 마음을 얻고 싶다면 부담스러운 방식보다는 "다시는 안 볼 사이지만 심심해서 말 걸었다"는 식의 여유로운 태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질문을 던지는 것 자체가 훌륭한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관심이 없으면 질문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8. 제가 결혼을 해본적은 없지만, 들은 이야기입니다. 결혼 생활에 대해서도, 시간이 오래될수록 더욱 꾸미고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하더군요. 언제든 나를 환영하는 이들이 많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역설적으로 가정을 평온하게 만들고 존중받는 길이라고 봅니다. 서로를 측은하게 여기는 부부는 오래가지만, 자신만을 측은하게 여기기 시작하면 그 가정은 위태로워진다고 합니다.


9. 부모님께는 밥 먹었냐는 전화에 메뉴라도 살갑게 말해드리는 것이 최고의 효도라고 봅니다. 돌아가시면 하고 싶어도 못 할 일들이니까요.


10. 가장 뼈저리게 배운 것은, 남은 절대로 이유 없이 나에게 잘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누군가 나에게 과분한 호의를 베푼다면 한 번쯤 더 생각하고 한 발 뒤로 물러나서 바라봐야 한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당신의 단점을 굳이 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인간관계에서 나의 약점을 드러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11. 타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으면 그 관계는 지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모두에겐 각자의 사정으로 지옥 속에서 살고 있으니, 비록 짧은 인연이라도 업신여기지 않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인사 안 받는 사람에게 굳이 꿋꿋하게 인사하며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똥은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관계의 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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