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침 목욕탕.

아침 6시.

by 잉크 뭉치



새벽 공기 매섭게 스며들 때,

설날 첫 햇살보다 먼저

묵은 때를 벗으러 나선다.


목욕탕 문을 밀고 들어서면

뽀얀 김 사이로 퍼지는 익숙한 냄새,

맨몸으로 마주하는 순간

서먹함도 온기에 녹아든다.


탕에 들기 전,

묵은 마음 씻어내듯

샤워물에 지난날을 흘려보내고,

뜨끈한 물에 몸을 맡긴다.


서로의 등을 밀어주며

손길로 전하는 말 없는 정,

때와 함께 사라지는 서운함에

관계도 한층 더 부드러워진다.


얼마만의 목욕탕이던가.

가족과 허물없이 마주했으니,

다음엔 친구와도 가야겠다.


탕에서 나와 개운한 숨을 쉬며

편의점 바나나 우유 한 모금,

설날 아침의 온기 속에서

이 겨울도 한결 가벼워진다.







매거진의 이전글함부로 "삶"이라는 단어를 쓰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