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 #2 - 풍전등촉(風前燈燭)
꺼졌다고 생각한 불꽃이
검은 재 속에서 숨을 쉰다.
마른 나뭇가지에 몸을 기대고,
잔불처럼 우리도 몸부림친다.
누군가는 손을 내밀어 다시 피우지만,
누군가는 불씨를 걷어찬다.
꺼지기 싫어 버티는 불씨,
그걸 꼭 꺼야만 속이 시원하냐?
세상이 차다고 너까지 얼어붙지 마라.
잔불에 기대어 얼었던 마음을 녹여라.
어둠 속에서 함께 타는 불씨끼리
서로를 살려야 한다.
언젠가 꺼질 밤을 위해서라도,
다시 빛날 아침을 위해서라도,
남은 온기로 버텨라.
그리고 너도, 세상을 향해 외쳐라.
나는 아직 살아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