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대로 살고 싶다
항상 글을 마치고 나면
어김없이 공허함이 밀려온다.
목적지를 잃은 배 위에 떠 있는 기분.
스스로에게 묻지도 못한 채
창밖을 스쳐 가는 자동차 소리를 듣다 보면
혼자라는 사실이 문득 선명해진다.
그럴 때마다 생각에 잠겼고,
그 생각들을 다시 글로 적어 내려간다.
오늘 아침, 화분의 방울토마토가 자랐을까.
그런 설렘으로 베란다 문을 열던 어린 시절이 좋았다.
고작 방울토마토 하나에 이름을 붙이고,
실실 웃으며 가방을 메고,
말도 못 하는 녀석에게 말을 걸던 그때.
나는 왜 그렇게 작은 것 하나에도
마음을 주고 싶어 했을까.
오늘 점심, 날씨가 화창해서 피구를 할 수 있기를.
결국 비가 내려도, 맞으면서 공을 던지던
그 시절이 그립다.
옷이 땀에 젖어버릴 때까지,
누군가를 아웃시켜야 직성이 풀리던 치열한 경기.
종이 치면, 헐떡이며 교실로 달려간 그 점심시간.
그때는 왜 그렇게 작은 일 하나에도
열심히 했을까.
오늘 저녁, 온 가족이 함께 식탁에 앉을 수 있기를.
가까운 사이니까 영원할 거라고 믿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관계에도 유통기한이 있는 걸까.
시간이 흐를수록, 온 가족이 둘러앉는 일이 점점 더 귀해졌다. 모두가 바빠졌고, 만남을 갖는 것조차 이제는 귀찮아졌다.
내 입맛도 변했다.
좋아했던 음식에는 더 이상 손이 가질 않는다.
이젠 요리를 못하던 엄마의 된장국이 맛있게 느껴진다.
예전에 떠올랐던 기억들이 하나둘 잊혀간다.
그렇게 웃으며 달려가던 아이들처럼,
나는 이제 덜 웃게 된다.
무표정의 일상 속에서 짜증을 내고, 신경질을 부리며 인상을 구기는 일이 많아졌다.
나는 왜 이 순간이 영원할 것이라고 믿었던 걸까.
이제는 모든 것이 지나갔다.
그러니 그리워하지 마라.
그럼에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가 막막해진다.
예전엔 엄마가 왜 그렇게 사진을 찍으려 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남는 것은 결국 사진뿐이라는 것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제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새로운 내일이 오면, 어제의 추억은 밀려난다.
일기장에 하루를 기록해도, 다시 펼쳐볼 일은 없다.
맞이해야 할 내일이 너무 많다.
오늘, 책상을 정리하다가 낡은 노트 한 권을 발견했다. 그것을 펼쳐보니,
그 시절 내가 그린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그림 속에는 여전히 과거의 내가 살아 있었다.
그런데도,
이걸 보는 나는 왜 이렇게 슬픈 걸까.
이 순간이 지나가면 다시 웃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 글에서는 지금의 내가 온전히 살아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