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향해 걷던 내가 우울과 함께 걸었던 시간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꿈을 하나씩 이루면 삶이 단단해질 거라고.
하지만 나는 그 반대의 순간도 분명히 겪었다.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체크해 나가던 그 시기,
내 마음은 이상하리만큼 자주 가라앉았다.
작가가 되었고,
웹소설 작가로도 합격했고,
오랫동안 마음속에만 적어 두었던 꿈들이 현실이 되기 시작했다.
축하를 받았고, 겉으로 보기엔 잘 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기쁨은 오래 머물지 않았고,
밤이 되면 이유 없이 숨이 가빠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에서 멈추지 않았다.
우울증이라는 단어를 처음 받아들이기까지
나는 꽤 오래 저항했다.
“이 정도로 힘들다고 말해도 되나?”
“그래도 꿈을 이뤘잖아.”
스스로를 다그치며
아픔을 자격 없는 감정처럼 밀어냈다.
하지만 우울은
참아낸다고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조용히, 더 깊이 내려앉았다.
그래서 나는 노력하기로 했다. 도망치지 않는 방식으로.
하루를 통째로 잘 사는 대신,
‘오늘을 버텨낸 것’만으로도 나를 인정해 주기로 했다.
글이 안 써지는 날엔 억지로 쓰지 않았고,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날엔 침묵을 허락했다.
상담을 받았고,
감정을 기록했고,
무너진 날도 다시 일어난 날처럼 적었다.
“괜찮아지지 않아도 괜찮다”는 문장을
수십 번 다시 써 내려갔다.
가장 큰 변화는
나 자신을 실패자로 취급하지 않게 된 것이었다.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무너지는 나 역시
꿈의 일부라는 사실을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지금도 완전히 괜찮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나는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선택 하나만으로도
이 기록은 충분히 쓸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이
꿈을 이루고 있음에도 불안하다면,
아무 이유 없이 우울한 날이 반복된다면
부디 이렇게 말해 주고 싶다.
당신은 잘못된 게 아니다.
꿈을 꾸는 사람도, 아플 수 있다.
이 글은 완성담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회복의 중간 기록이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다시 써 보기로 선택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