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삶에서, 말하는 꿈으로 — 기록의 끝에서 다시 시작하며
이 기록의 끝에서
나는 비로소 알게 된다.
내가 원했던 건
완벽한 작가의 모습도,
확신에 찬 꿈의 증명도 아니었다.
단지
내 마음이 머물 수 있는 언어 하나를
계속 곁에 두고 싶었을 뿐이다.
도서관에서 책을 정리하던 날들,
혼자 문장을 연습하던 밤들,
글이 나오지 않아
스스로를 의심하던 순간들까지.
그 모든 시간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다.
나는 여전히 흔들린다.
여전히 느리고,
여전히 불안하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 흔들림조차
내가 이 길 위에 있다는 증거라는 걸.
글은 나를 설명하는 언어였고,
말은 나를 밖으로 꺼내는 꿈이었다.
이 둘 사이에서
나는 나를 잃지 않고
조금씩 살아오는 법을 배웠다.
이 책은
꿈을 이룬 사람의 기록이 아니라
꿈과 함께 살아온 사람의 기록이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지금 흔들리고 있다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느낀다면
이 말을 조용히 건네고 싶다.
괜찮다.
지금도 충분히, 잘 가고 있다.
나 역시
오늘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로
다시 한 문장을 쓴다.
그리고 그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