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다
학원에서
대교 공채 성우 시험 대본을 처음 받아들던 날을
나는 아마 오래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종이 몇 장이었지만
그 안에는
지금까지 내가 꿈꿔온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다
처음 대본을 읽자마자 든 생각은
“아, 쉽지 않구나”였다.
톤도, 감정도,
어디서 힘을 주고 어디서 빼야 할지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막연히 상상했던 ‘성우 시험’이 아니라
정말로 실력과 준비가 필요한 자리라는 걸
그제야 실감했다.
그래도, 피하고 싶지는 않았다
어렵다는 감정과 함께
이상하게도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이걸 해보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지”라는
마음이 먼저 떠올랐다.
첫 시험이고,
첫 대본이고,
첫 도전이니까
서툰 게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실수해도 괜찮다는 말
연습을 하다 보면
틀리기도 하고,
발음이 꼬이기도 하고,
생각한 감정이 나오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이번에 느낀 건 하나였다.
실수했다고 해서
내가 틀린 사람이 되는 건 아니라는 것.
기죽지 않고 다시 읽고,
다시 시도하는 게
지금의 나에게는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나에게 한 약속
이번 시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상관없이
나는 이 다짐만은 지키고 싶다.
자신감을 잃지 않을 것
비교보다 성장에 집중할 것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할 것
성우라는 길은
한 번에 증명되는 꿈이 아니라
계속 쌓아가는 선택이라는 걸
이 첫 대본이 알려줬다.
첫 도전 앞에 선 나에게
아직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아직 떨려도 괜찮다.
중요한 건
이미 한 발 내디뎠다는 사실이고,
그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고
스스로에게 약속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대본을 다시 펼친다.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는 걸,
이번에 처음으로
몸으로 배웠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