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을 내려놓으니 들리는 것
대교 공채 대본을
방송에서 편한 마음으로 다시 읽어본 날이 있었다.
시험처럼 각을 잡고 읽을 때와는 달리,
조금 숨을 풀고,
조금 여유를 두고 대본을 보니
전혀 다른 장면들이 눈에 들어왔다.
긴장을 내려놓으니 들리는 것
그동안 나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목소리에 힘을 너무 많이 주고 있었다.
그런데 편하게 읽어보니
이 대사는
소리를 키울 필요가 없다는 것,
이 문장은
감정보다 호흡이 먼저라는 것.
‘어떤 느낌으로 가야 하는지’가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차분함이 가장 큰 무기
방송에서 느낀 가장 큰 깨달음은
성우 대본은
흥분이 아니라 차분함에서 살아난다는 것이었다.
너무 애쓰지 않아도,
너무 꾸미지 않아도
대사는 제 자리를 찾는다.
긴장을 덜어낼수록
오히려 표현은 더 또렷해졌다.
컨디션도 실력이라는 말
그날 컨디션이 비교적 괜찮았던 것도
큰 영향을 줬다.
목이 편안하고,
호흡이 안정되니
감정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때 깨달았다.
컨디션 관리도 연습의 일부라는 걸.
잘 쉬고,
몸을 돌보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도
준비라는 사실을.
이제는 이렇게 하려 한다
앞으로 대본을 볼 때
나는 이렇게 마음먹었다.
너무 긴장하지 않기
차분한 호흡 먼저 챙기기
오늘의 컨디션을 존중하기
잘하려는 마음보다
편하게 전달하려는 마음이
더 좋은 소리를 만든다는 걸
이 경험이 알려줬다.
그래서 다음 연습부터는
조금 더 느리게,
조금 더 침착하게
대본을 읽어보려 한다.
내 목소리를
믿어보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