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화 — 흔들리는 가해자

끝내 걸려온 전화

by 하얀 오목눈이

병원의 밤은

늘 비슷했다.


조용한 복도.


흰 조명.


그리고

중환자실 안에서 들려오는

기계의 규칙적인 소리.


삑.


삑.


나는 어머니 침대 옆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손을 잡고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며칠이 더 지났지만

어머니는 아직 눈을 뜨지 못했다.


손가락이 움직였던 그날 이후로

의사들은 계속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조금씩 반응은 있지만

의식이 완전히 돌아온 건 아닙니다.”


의사는 늘 같은 말을 했다.


“조금 더 기다려야 합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기다리는 것.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것뿐이었다.


나는 어머니 손을 살짝 잡았다.


“엄마… 들려요?”


대답은 없었다.


하지만 나는 계속 이야기했다.


“엄마.”


“나 괜찮아요.”


“사람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나는 천천히

어머니 손을 쓰다듬었다.


“그러니까…”


“…조금만 더 힘내요.”


병실 창문 너머로

햇빛이 조금 들어오고 있었다.


그때

휴대폰이 진동했다.


민수였다.


“신입.”


나는 조용히 말했다.


“응.”


민수가 말했다.


“지금 뉴스 봤어?”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


민수가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


“집회 더 커졌어.”


나는 휴대폰을 켰다.


뉴스 화면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서울 광장.


그리고 여러 도시.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있었다.


“가해자를 처벌하라!”


“진실을 밝혀라!”


“피해자 가족을 지켜라!”


수백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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