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소설을 세상에 내놓는다는 것
브런치에 처음 글을 올리던 날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때의 나는 그저, 내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었던 사람에 불과했다.
물류센터에서의 하루,
사람들 사이에서 느꼈던 감정들,
그리고 쉽게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
그 모든 것들을 글로 쓰기 시작하면서
나는 조금씩 변해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짧은 글이었다.
몇 화 쓰다가 그만둘 줄 알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하루, 이틀, 일주일이 지나고 나서도
나는 계속 글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나는 깨달았다.
‘이건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이야기다.’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어느새 44화까지 이어졌다.
처음에는
그저 감정을 풀어내는 수준이었다면,
점점 나는 ‘구성’을 생각하게 되었고,
‘인물’을 고민하게 되었고,
‘결말’을 상상하게 되었다.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어떤 날은
한 줄도 쓰지 못한 채 화면만 바라보다가
그대로 잠들기도 했고,
어떤 날은
한 문장을 고치기 위해
수십 번을 지우고 다시 쓰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 썼다.
왜냐하면
이 이야기를 끝까지 완성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
나는 44화라는 하나의 긴 이야기를 완성했다.
완성 버튼을 누르던 그날,
이상하게도 기쁨보다는
조용한 감정이 더 크게 다가왔다.
‘끝났다’라는 느낌과 동시에,
‘이제 시작이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때 처음으로
이 생각이 들었다.
‘이걸, 책으로 만들 수 있을까.’
그 생각은
점점 구체적인 계획이 되었다.
출판사를 찾아보고,
투고 방법을 알아보고,
기획서를 만들고,
메일을 작성했다.
처음 투고 메일을 보내던 날,
손이 조금 떨렸다.
단순히 글을 쓰는 것과
그 글을 ‘세상에 내놓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었다.
‘과연 읽어줄까.’
‘이게 정말 책이 될 수 있을까.’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결국 나는 보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지금의 나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담아서.
출판사에 투고를 보내면서
나는 한 가지를 분명히 느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단순히 문장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나를 드러내는 일’이라는 것.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그 모든 것이
글 안에 담겨 있었다.
그래서일까.
이 글이 누군가에게 평가받는다는 것이
조금은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동시에,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다.
나는 아직 작가라고 말하기엔
부족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글을 끝까지 써낸 사람이라고.
그리고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이미 한 걸음 나아갔다고 생각한다.
이제 결과는
내 손을 떠났다.
하지만 괜찮다.
나는 이미
내 이야기를 끝까지 써냈고,
세상에 꺼내놓았으니까.
어쩌면 이 글은
어디에도 닿지 못할 수도 있다.
혹은
누군가의 손에 닿아
새로운 시작이 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나는 다시 쓸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이제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글을 쓴다는 건,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나는 분명히
조금 더 단단해지고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