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수되었습니다’라는 한 줄이 주는 무게
메일을 보내는 순간까지도
나는 몇 번이나 다시 확인했다.
파일이 잘 첨부되어 있는지,
제목은 맞는지,
오탈자는 없는지.
이미 여러 번 확인했는데도
보내기 버튼을 누르기 직전에는
괜히 손이 멈칫했다.
‘이걸 보내도 될까.’
‘아직 부족한 건 아닐까.’
그 짧은 순간에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결국
나는 버튼을 눌렀다.
그렇게
내가 쓴 이야기는
처음으로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몇 시간 뒤.
한 통의 메일이 도착했다.
“원고가 정상적으로 접수되었습니다.”
그 한 줄을 보는 순간,
이상하게도 마음이 조용해졌다.
기쁘다기보다는,
안도감에 가까웠다.
‘아, 이제 정말 시작이구나.’
그 전까지는
내 안에서만 맴돌던 이야기였다.
브런치에 올리고,
혼자 수정하고,
혼자 고민하던 이야기.
하지만 이제는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다.
누군가가 읽고,
판단하고,
어쩌면 선택하게 될 이야기.
그 사실이
조금은 낯설면서도,
묘하게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나는 그날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저
메일을 다시 열어보고,
다시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이미 읽은 문장인데도
괜히 계속 보게 되었다.
‘접수되었습니다.’
그 말은 단순한 안내 문장이었지만,
나에게는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당신의 이야기를 받았습니다.’
그렇게 들렸다.
나는 그 순간
내가 쓴 이야기를 다시 떠올렸다.
처음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을 때,
나는 단순히
내 경험과 감정을 정리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물류센터에서의 하루,
사람들 사이에서 느꼈던 감정,
그리고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
그것들을 글로 옮기면서
나는 조금씩 나 자신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위에
상상력을 더했다.
현실에서 벗어난 또 다른 세계,
그곳에서 만난 ‘유나’라는 존재,
그리고 다시 선택해야 하는 순간.
그 모든 것들이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졌다.
나는 그 이야기를
‘시놉시스’라는 형태로 정리했다.
� 시놉시스 (투고용)
작품명
두 번의 삶, 한 번의 선택
물류센터에서 일하게 된 주인공은
끝없이 반복되는 노동과 거칠어진 인간관계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이곳에서 중요한 것은 실력이 아니라 속도였고,
노력보다 먼저 요구되는 것은 ‘눈치’였다.
사람에게 지치고, 관계에 눌리며
그는 점점 자신을 잃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길 횡단보도에서 뺑소니 사고를 당하게 된다.
의식을 잃은 그는
낯선 세계에서 눈을 뜨고,
그곳에서 ‘유나’를 만나 전혀 다른 삶을 경험하게 된다.
그 세계에서 그는
처음으로 이해받고, 사랑받고,
평범한 일상의 온기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가 있어야 할 곳이 어디인지에 대한 질문이 깊어진다.
현실로 돌아가면 다시 고통과 마주해야 하고,
이곳에 남으면 모든 것이 평온하다.
결국 선택의 순간 앞에서
그는 도망이 아닌 마주하는 쪽을 택한다.
현실로 돌아온 그는
사고의 진실을 밝히고,
끝까지 버텨내며 자신의 삶을 다시 되찾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 날,
그가 다른 세계에서 만났던 ‘유나’와 닮은 존재를
현실에서 다시 마주하게 된다.
그는 깨닫는다.
삶은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버텨내며 다시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주제
사람이 힘든 환경 속에서 버티는 법
현실과 도피 사이에서의 선택
관계 속에서 무너지지 않는 법
삶을 다시 살아가는 힘
이 시놉시스를 쓰면서
나는 처음으로 내 이야기를
‘남이 읽을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하게 되었다.
그전까지는
그저 내가 아는 이야기였다면,
이제는
누군가에게 전달되는 이야기로
바뀌고 있었다.
그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나는 그 과정을 통해
비로소 깨달았다.
글을 쓴다는 건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누군가에게 보여준다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것도.
지금 나는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어떤 답이 올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전처럼 불안하지는 않다.
나는 이미
해야 할 것을 했고,
내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놓았기 때문이다.
‘접수되었습니다.’
그 한 줄의 문장은
단순한 시작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는
확실한 변화의 신호였다.
이제 나는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도전해 본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나는 다시 쓸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는다는 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