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하루, 그래도 나는 계속 나아간다

책임이라는 이름의 무게와 신뢰

by 하얀 오목눈이

어머니가 퇴원하신 날,

나는 안도의 숨을 쉬었다.


병실에 누워 계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했기 때문이다.


작게 움직이는 손가락 하나에도

희망을 걸던 시간들.


그 긴 시간 끝에

집으로 돌아오셨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일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현실이 바로 눈앞에 다가왔다.


퇴원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었다.


이제는

지켜봐야 하고,

관리해야 하고,

함께 버텨야 하는 시간.


그리고 그 안에는

분명히 ‘책임’이라는 것이 있었다.


생활비,

병원비,

세금.


숫자로 나열하면

단순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 하나하나가

결코 가볍지 않았다.


나는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해야 한다.’


누군가 대신해 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더 많이 일하기 시작했다.


쉬는 날도 줄였고,

가능한 한 하루라도 더 나가려고 했다.


몸이 피곤하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 날도 있었고,

퇴근 후에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도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감정이 더 크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래도 해야 한다.’


그 생각은

나를 계속 움직이게 만들었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나는 점점 더 익숙해지고 있었다.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


그 안에서

나는 작은 변화들을 느끼고 있었다.


예전보다

조금 더 단단해졌고,


예전보다

조금 더 책임감이 생겼다.


그리고 무엇보다

‘신뢰’라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


처음에는

그저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고,


서로를 믿게 되었다.


힘든 날에는

말 한마디가 큰 위로가 되었고,


바쁜 날에는

서로 도우며 버텨냈다.


그 과정 속에서

나는 깨달았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신뢰는

시간과 태도로 만들어진다는 것.


나는 최대한

성실하게 일하려고 노력했다.


맡은 일은 끝까지 책임지고,

작은 일이라도 소홀히 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게 쌓이면서

사람들의 시선도 조금씩 달라졌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


그렇게 불리는 순간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더 열심히 하게 되었다.


누군가의 신뢰를 얻는다는 건

생각보다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집으로 돌아오면

어머니를 보게 된다.


아직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예전보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모습.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다시 다짐한다.


‘더 버텨야겠다.’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시간을 의미 있게 만들고 싶다.


지금의 노력은

분명히 어디론가 이어질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완벽하지 않다.


가끔은 지치고,

가끔은 흔들린다.


하지만 중요한 건

멈추지 않는 것이다.


조금 느리더라도,

조금 힘들더라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것.


그게 지금의 나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머니가 퇴원하신 이후,

내 삶은 분명히 바뀌었다.


하지만 그 변화는

나를 더 약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나는 오늘도

일하러 나간다.


어제와 같은 하루일 수도 있지만,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그리고 그 하루가 쌓여

언젠가 돌아봤을 때


나는 분명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때 정말 열심히 살았다고.”


그 한마디를

스스로에게 해줄 수 있도록,


나는 오늘도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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