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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Feb 22. 2023

[읽을책] 인스타 부업 및 재태크 사기에 관해서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


 2년 전 쯤인가, 농협 계좌로 대략 14만원 정도가 들어왔다. 금액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이로부터의 송금이었다. 잘 사용하지 않는 계좌였다. 140만원 정도라면 고민도 없이 의심했겠지만, 14만원이 들어오자 생각했다.



'그냥 쓸까?'



 오전에 농협으로 전화하여 오입금 된 것 같다고 알렸다. 농협 직원분은 송금된 이름을 물었다. 답했다.



 농협 직원분은 상대에게 물었으나, 자신이 잘못 보낸 게 아니라고 했단다. 웃으며 직원 분께 물었다.



"이거 그럼 그냥 쓸까요?"



직원은 일단 쓰지 말라고 말했다. 몇 차례의 통화가 오고 갔다.



 상대의 전화번호는 개인정보라 알려 줄 수 없다고 했다. 고로 내 전화번호를 알려 드리라고 했다. 시간이 지났고 점심 시간이 됐다.



 카카오톡 프로필이 기본 프로필인 사람이 카톡을 보냈다.



"농협에서 전화 받았는데, 저는 잘못보낸 적이 없는데요."



상대는 잘못 보낸적이 없다고 했다.



"아, 그러시다고 해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실제로 경찰에 신고접수를 했다. 형사 님은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이 새끼들, 웃긴 새끼들이네."



신종사기라고 했다. 그러나 피해 사실이 없으면 신고접수는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웃으며 물었다.



'"그러면 제가 사기를 당한 다음에 다시 접수할까요?"



농담에 형사님은 웃으며 말씀하셨다.



"그거 쓰시면 횡령죄로 공범되실 수도 있으니까, 그냥 돌려줘 버리세요."



그렇게 웃으며 일달락 됐다. 장난을 치고 싶은 마음이 솟았다.



카톡의 상대는 경찰에 신고했다는 말에 다시 물었다.



"왜 경찰에 신고하세요. 어서 취소해 주세요."



취소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상대는 갑자기 계좌번호를 보냈다. 입금자는 중국이름이었다. 형사 님께 다시 전화를 드리고 입금해도 되냐 물었다. 그러라고 하셨다.


입금했다.



 원리는 모르겠지만 요즘 피싱은 피해자를 공범으로 만든다고 했다. 횡령죄가 성립되면 추가적인 범행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렇게 일단락됐다.



다른 이야기다.



대략 10년 전 쯤이다. 직장 동료가 말했다.



"혹시 카톡 보셨어요?"


나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무슨 카톡이냐고 물었다. 여사원은 "안 받으셨으면 됐어요"라고 답했다.



그런 감정이 들었다. 


"그.. 있잖아..? 아! 아니다."


라고 했을 때, 끝까지 캐묻고 싶은 감정 말이다.



 캐물어도 여사원은 답하지 않았다. 나중에 알게 된 내용이다. 여사원의 카톡에는 '알몸 사진'이 전송됐단다. 여사원 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는 전 직원에게 발송된 모양이다. 나는 받지 못했다. 역시 사진 내용도 알지 못한다. 얼마 뒤, 당사자가 단체 문자를 보냈다.



"사진에 있는 남자는 제가 아닙니다."



그러나 그날 저녁 뉴스에서 '랜섬웨어'라는 용어가 나왔다. 사람들의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촬영이 가능하단다. 그것을 통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고, 혹은 저장된 사진과 동영상을 빼온 뒤, 협박을 한단다.



"500만원을 입금하지 않으면, 지금 영상이랑 사진 카톡 친구된 사람들에게 다 뿌려버릴거에요."



500만원을 입금하면 지워준다고 약속했단다. 그리고 그는 입금을 했던 모양이다. 얼마 뒤, 인질의 몸값은 더 올라갔다. 500만원으로는 부족한 것 같으니 1000만원을 다시 보내라는 것이다. 몇 번을 입금했던 피해자는 답했던 듯하다.



"할 수 있으면 해봐!"



그렇게 실제로 카톡친구 목록의 불특정 다수에게 사진과 영상이 전송된 듯하다.



내용은 여기까지다.



이번에는 또 다른 이야기다. 


15년 정도된 이야기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가장 친한 인도친구의 집에 살고 있었다. 플랫을 나눠 사용했다. 내 룸메이트에는 '말레이시아 친구'가 들어왔다.



 말레이시아 친구는 나이는 어린데 IT를 전공한다고 했다. 컴퓨터를 잘하냐고 묻자, 좋아한다고 답했다. 그는 항상 컴퓨터 그래픽 관련된 프로그램을 나에게 설명해주곤 했다.



그러다 눈에 띄는 것이 보였다.


"너는 왜 컴퓨터 카메라에 포스티잇을 붙여놨어?"


그는 답했다.



"너, 이 카메라로 상대 들여다 보는게 얼마나 쉬운 줄 알아?"



모른다고 답했다.


그는 뭔가 투닥투닥 거리더니 내 도시바 노트북 카메라로 비춰지는 화면을 자신의 컴퓨터로 열었다.



"너도 가리고 써."



그 뒤로 나는 결코 꺼져있는 카메라도 그 방향을 아무 곳에 두지 않는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를 봤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라는 드라마인데, 사실 몇 년 전에 일본 소설로 먼저 접한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워낙 재밌게 봐서 그런지, 소설이 훨씬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이 후속편까지 읽었을 뿐이니 말이다. 그것에 대한 댓글에는 '비현실적이다'라는 말이 있었지만, 나는 안다. 그것이 지극히 현실적이고 또한 쉽다는 사실을...



*인스타부업, 재태크 사기 조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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