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멀티태스킹은 거짓이며 비효율의 극치_원씽

by 오인환

스티브 잡스는 명상에 심취했다. 1974년 대학을 중퇴하고 그는 7개월 간 인도 순례를 떠났다. 그 뒤로 수행에 관심을 가졌다. 그가 대학을 중퇴하고 인도행을 선택한 호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서구 사회의 광기와 이성적 사고의 한계를 목도했다. 잠 재우려 애 쓸수록 더 산란해지는 불안이 마음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가만히 앉아서 내면을 들여다봤다. 그리고 직관이 깨나기를 기다렸다. 마음이 놓지 못하는 다양한 생각과 감정들을 하나 둘씩 바라봤다. 그 뒤, 그것들이 잦아들게 만들면, 그는 눈감기 전보다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최초의 애플 컴퓨터를 구매했을 때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컴퓨터는 항상 대단한 작업을 하지 않아도 금방 뜨거워지고 큰소리로 돌아갔다. 그때마다 해야 했던 작업은 'CTRL+ALT+DEL' 버튼을 누르고 윈도우 '작업관리자'를 들어가는 일이 었다. 작업관리자에 들어가서 저도 모르게 돌아가고 있는 백그라운드 프로세스를 눌러 닫는 일은 겨우 컴퓨터를 진정 시킬 수 있었다. 그때 옆에서 말했다.

"애플꺼 써. 애플은 안 그래도 돼."

최초의 애플 컴퓨터를 산 이유였다. 실제로 애플컴퓨터를 사용하고 내가 느낀 만족감은 100% 였다. 윈도우 컴퓨터는 애플 컴퓨터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확장성도 있지만 어쩐지 능력만큼 버겁게 느껴졌다. '애플'의 컴퓨터에는 '시스템 종료'가 아니라 '잠자기'기능이 있는데, 사용 후 컴퓨터를 닫아놓으면, 마치 조용히 명상하듯 눈감는 느낌이 든다. 기계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애플 제품은 백그라운드에서 메모리 사용을 자동으로 최적화하여 현재 사용 중인 프로그램의 성능을 올린다고 한다. 고로 적은 스펙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올린다고 한다. 어쩐지 그것이 명상의 무엇과 닮았다.

지금은 '삼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모두 삼성제품만 사용한다. 다만 게임도 하지 않고, 기껏해봐야 영상과 문서 작업을 한다. 기술력의 삼성이라 역시 제품은 훌륭하다. 너무 과하게 돌아가는 운영체제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최근에는 데스크탑 부터 애플 제품으로 바꾸었고 다음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애플 제품으로 구매할까 고민 중이다. 삼성은 내가 너무 사랑하는 회사 중 하나지만 애플 제품에 대한 첫인상이 너무 강렬하다. 그 제품이 갖고 있는 단순함이라는 특성도 나에게 필요한 것 같다.

'게리 켈러, 제이 파파산' 작가의 '원씽'을 읽고 있다.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The problem with trying to do too much is that even if it works, adding more to your work and your life without cutting anything brings a lot of bad with it: missed deadlines, disappointing results, high stress, long hours, lost sleep, poor diet, no exercise, and missed moments with family and friends - all in the name of going after something that is easier to get than you might imagine."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하면, 할 수는 있겠지만 더 많은 것을 잃게 된다. 마감을 놓치거나,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게 될 수도 있고, 높은 스트레스, 부족한 수면시간, 나쁜 식단과 운동 부족, 가족과 친구들과의 추억들을 잃는 것까지... 쉽게 얻을 수 있을 거라는 명분으로 이런 것들을 잃어 버린단다.

기본적으로 멀티태스킹을 신뢰하지 않는다. 뇌과학에 대한 책을 읽어보면 '멀티태스킹'은 거짓이며 효율을 가장한 비효율의 극치다. 머리로 이미 확신을 하고 있는 내용이지만, 지금의 나를 살펴보니 머릿속 생각처럼 살고 있지 않다. 너무 많은 것들을 동시다발적으로 하다보니, 이 책에서 말하는 그 모든 것들을 다 놓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고 이미 벌어진 것들을 동시에 내려 놓을 수는 없다.

스티브 잡스가 하던 명상도 이런 류일 것이다. 명상은 쾌속으로 머리를 정리하는 작업이 아니다. 시간을 두고 떠다니는 부유물들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는 인고의 활동이다. 고로 일들이 하나 둘, 차근 차근 정리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너무 적절한 타이밍에 나에게 온 문구를 그냥 눈으로 읽고 넘어갈 수 없어서 밤 늦게 글을 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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