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프란츠 카프카의 글은 난해하다?_돌연한 출발

by 오인환

'카프카'의 글은 난해하다. 왜 그의 글을 보면 난해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까. 그것은 그의 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의 글을 이해하기 위해 몇 가지를 알아야 한다.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문학의 특징이 그렇다.

이전 문학은 대체로 '질서', '전통', '규범'을 중시했다. 문체 역시 '구조'를 갖춰 있어야 했다. '표현형태'도 갖추고 있었다. 가령 로맨티시즘의 경우, 내면을 강조해야하고 감성적이어야 한다는 틀이 있었다. 신고전주의는 '원칙'과 '규범'을 따르는 방향이어야만 했다. 대체적으로 글은 규칙적이고 형식적이었다. 이는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이는 신뢰성과 균형성을 주어 글을 짜임새 있게 했고 시대가 변하고 취향이 달라져도 안정적이었다.

이전 문학은 당연히 선입견과 고정관념, 상징성이 중요했다. 작가들은 사회가 만들어낸 틀을 중요시 했다. 지위와 출신에 얽매여야 했고, 당연히 글은 '비판적'이거나 '개인의 내면'에 대한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었다. 오롯이 사회의 이야기, 규범과 관행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러니 대중의 취향과 유행에는 둔감하다는 부분도 생겼다. 이처럼 신뢰성과 안정성, 균형에 치중하여 짜임새 있는 문학과 예술을 추구하는 것을 '고전주의'라고 한다.

그러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가 되면 문화적 혁명이 일어난다.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 규범을 벗어나려는 시도가 일어나는 것이다. 사람들은 규범과 원칙, 질서, 전통보다는 인간의 존재와 개인의 경험에 중점을 두었다. 사회와 규범보다는 자아, 자유, 선택, 감정, 경험을 중요하게 여겼다. 인간 존재의 본질을 고민하고 자유의식을 강조하는 시대가 열렸다. 이를 '실존주의'라고 한다. 실존주의는 삶과 존재, 자유에 대한 생각을 중요시 했다. 비슷한 시기에 실존주의와 상호작용을 하며 발전해나간 양식이 있다. 기존 규범에 도전하고 실험적인 문체를 사용하여 인식과 경험을 다루는 것이다. 그것이 '모더니즘'이다. 모더니즘과 실존주의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다른 출발점과 특징에도 불구하고 이 둘은 현대인의 새로운 인식과 경험을 표현하는 등 비슷한 부분을 공유한다.

이러한 문화적 변화 가운데 가운데 '카프카'가 있었다. '프란츠 카프카'는 모더니즘 문학의 대표 작가다. 그는 인간 존재와 삶에 대해 주로 이야기 했다. 그의 글은 혼란, 분열, 불안에 대한 인간 내면을 담았다. 흔히 이를 보고 '파편적'이라고 말한다. 파편적이라는 말은 전통적인 이야기 구조를 띄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가령 전개된 이야기가 하나의 테마를 갖고 있지 않다. 그 구조와 전개 방식은 일상과 상상이 혼합되어 있다. 때로는 현실과 비현실이 혼합되어 있기도 하고, 내면과 상황이 혼재되어 있기도 하다. 독자들이 그의 글을 읽으며 난해하다고 여기는 이유는 전통적 방식을 벗어난 문체와 더불어 '구조적 특징'을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문장이 일관적이지 않고 각자 따로 놀지만 결국 그것이 표현하는 것은 내면, 존재, 개인, 경험, 자유다. 실제로 삶은 한가지 테마를 향해 일방향 직진 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인간은 혼재되어 있는 다양한 테마에서 각기 다른 감정을 느끼며 상상과 현실을 번갈아가며 살아간다.

떠올려보자. 학창시절 수업시간에 잠시 오후의 햇살이 내리쬐는 창가에 앉아 있다. 수업을 듣던 도중 떠오르는 다양한 감정과 생각은 일방적이지 않다. 상상과 현실은 쥐고 있는 연필로 향했다가 과거로 향했다가 선생님의 목소리와 반 친구의 얼굴로 향하기도 한다. 하나의 테마를 향해 일방향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미술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변화가 있었다. 서양미술사조에는 '사실주의'가 유행하고 있었다. 그저 현상을 담아내는 사실주의는 작가로 하여금 회의감을 갖도록 했다. 보여지는 피사체를 담아내는 정도의 역할을 수행하는 '작가'의 영역이 '기술'로 변해갔기 때문이다. 이 시기 카메라가 등장하며 인간은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모방하는 기술에 회의감을 느꼈다. 예술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담기 시작했다. 작가의 내면과 감정, 감성을 담기 시작했다. 현대 미술을 보면 난해하기 짝이 없는 모습을 하고 있다. 가령 선이나 점 몇 개가 찍혀 있다던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모형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예술이 추상적인 것을 담기 시작한 것은 문학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카프카'는 단순히 '독특한 소재'의 소설을 쓰는 작가는 아니다. 그 '인물'과 '문체'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다면 다소 난해하다 느낄 수도 있다. 얇은 단편 소설을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 들었다가 당황할 수도 있다.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은 '학창 시절', '변신'으로 접했다. 어느 날 아침 흉측한 해충으로 깨어난다는 소재다. 단순히 흥미로운 소재를 쓰는 작가는 아니다. 그의 소설은 하나의 주제를 향해 전속력으로 틀에 맞춰 달려가진 않지만 읽어가면서 다양한 사색을 즐길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카프카의 '변신'을 보면 해충으로 변해버린 '그레고리'라는 인물의 다양한 내면을 살펴볼 수 있다. 단순히 공상적인 흥미를 담아내기 위핸 소재가 아니라, 가장으로써 가족을 부양하던 이가 어느 날 해충으로 변하며 점차 정말 쓸모 해충이 되어버리는 과정을 담았다. 그 안에 쓰여 있는 다양한 내면묘사는 생각해 볼 거리가 많다. 결국 집안을 부양한다는 '그레고리'가 사라진 뒤, 가족은 더 활기를 띄었으며 전보다 나아지는 부분도 보인다.

단순히 일반향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는 인스턴트 같은 문학보다 때로는 깊이 사색하고 곱씹어 읽을 수 있는 '카프카'의 글을 읽는 것도 즐거움이다. 카프카의 글은 소재로 접하면 그 깊이를 이해할 수 없다. 그가 실제 아버지와 겪었던 내적인 갈등. 어린 시절 자라던 환경. 가족관계. 내면에 대한 대양한 생각들을 함께 이해하고 봐야 제대로 그 깊이를 음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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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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