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제주 어린이 뮤지컬 한라아트홀_겨울왕국 뮤지컬

by 오인환

"아빠. 나 알아."

"뭘?"

"산타는 없어."

작년 겨울 산타가 없다는 사실을 들켰다. 조용히 귓속말로 이 사실을 전달하는 아이에게 당황해서 말했다. 횡설수설

"그렇게 믿으면 없는 거지."

아이에게 믿는 사람에게만 있는 거라고 말했다.

갑자기 헨리포드가 했다는 명언이 떠오른다.

'당신이 할 수 있다고 믿든, 할 수 없다고 믿든, 믿는대로 될 것이다.'

아이가 산타를 믿지 않으니,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선물을 받지 못할 거라고 일러두었다. 아이는 산타를 믿지 않았지만 믿는 척 했다. 그 해에도 아이는 선물을 받았다.

5월 5일 어린이날, 평범한 일상 생활을 했다.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냈으나 나가진 않았다. 어린이날 제주에 찾아 온 비소식으로 휴식을 취했다. 다행이라는 사실을 느꼈다. 아이가 어린이날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모르는 것이 '약'이라는 것이 여실히 확인됐다. 어린이날, 아무곳도 나가지 않는 아빠를 아이는 원망했을지 모른다. 다만 아직 날짜를 볼 줄 모르는 아이는 원망의 감정을 느끼지 않았다. 결국 아는 것이 되려 독이 되는 상황이다.

'산타'가 거짓을 진실이라 알게 되면 세상에 설레이는 일은 하나 줄어든다. 어린이날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되면 원망의 감정이 하나 더 생겨난다. 어쩌면 아는 것이 '독'이 되는 일은 적잖게 일어난다. 서쪽으로 이동하면 인도가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콜롬버스'는 아메리카를 발견하지 못했다. 알렉산더 플레밍이 지나치게 꼼꼼하여 배양기 점검을 잘하고 휴가를 떠났다면 '페니실린'은 발견되지 못했다. 어쩌면 몰라서 알게되는 것들이 훨씬 더 많다.

'배신'이라는 감정은 믿음이나 의리를 상대가 저버렸을 때 사용하는 말이다. 다만, 상대가 믿음과 의리를 저버렸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그것을 알지 못한다면 '배신감'은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가 자랄 때마다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고 그럴수록 더 많은 것을 설레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아이와 뮤지컬 감상을 했다. 5월 5일을 대체했다. 제목은 겨울왕국. 아이에게 유일하게 허락하는 영상 중 하나가 '겨울왕국' 영화다. 아이는 영어로 된 대사 몇쯤은 흉내를 낸다. 운좋게 제주에서 겨울왕국 공연이 했다. 가장 기억나는 것은 배우 님이다. 음향이 좋지 못해 대사가 또렷하게 들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즐겁게 봤다. 특히 '안나 역'의 배우 님이 인상이 깊어 찾아보려 했으나 찾지 못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다율이는 울었다. 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었다. 안나와 엘사를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했다. 다만 늦게 예약을 한 죄로, 혹은 쉽게 나가고 싶다는 귀찮음의 죄로 우측 끝에 자리를 예약했다. 아이는 한동안 울었다. 한칸 정도를 좌측으로 땡겨 앉을 수 있도록 자리 변경을 하고 아이의 표정이 밝아졌다.

아이가 너무 즐거워하며 봤다. 이후 집으로 돌아왔다. 얼마나 재밌었냐는 질문에 아이들은 말했다. 아이들은 부족한 표현으로 감상을 말했다.

대략 해석하기에, '효과'가 적었다는 말처럼 들렸다. 또한 생략된 부분이 많단다.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가 다시 겨울왕국을 돌려봤다. 어떤 부분이 뮤지컬과 다른지 서로 이야기했다. 어린이 뮤지컬이라 눈높이를 낮춰서 보면 재밌게 볼 수 있다.

여러 역할을 한 배우님이 맡기도 하고 특수효과도 많지 않았다. 역시 어른의 눈에는 '즐거움'이라는 본질보다 곁가지가 먼저 보이는 모양이다. 아이들은 충분히 즐거워 했다. 챙겨보길 잘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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