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예민한 사람이 둔감해 지는 법_너무 신경썼더니

by 오인환

동식물을 보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가지 생존전력을 갖는다. 일부는 독을 만들어 상대에게 사용하고, 어떤 일부는 독을 만들어 자신에게 사용한다. 독을 만드는 것은 자연계에서 꽤 흔한 전략 중 하나다. 남미 아마존에서 서식하고 있는 독개구리는 꽤 매혹적인 생김새를 가지고 있다. 다만 이 개구리 한마리는 성인 남성 10명을 즉사 시킬 수 있을 정도의 맹독을 가지고 있다. 다시말해 그들에게 맹독은 자신을 보호하는 수단인 것이다. 아무리 커다란 포식자라고 하더라도 이런 맹독을 가진 개구리는 피하기 마련이다. 자연계에 생존 전략에서 이처럼 독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흔한 일이다. 그러나 특이하게 이들은 선천적으로 독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다른 곤충이나 절지동물을 잡아먹으면서 몸속에 맹독을 합성해 낸다. 이런 류의 생존전략은 다른 동물에게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일부는 이처럼 자신의 독으로 위협을 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동물은 스스로에게 독을 사용하여 자신의 근육을 경직시켜 버린다. 뻣뻣하게 굳어진 근육은 포식자에게 자신이 맛 없는 고기라는 사실을 증명해 낸다. 초식동물들은 육식동물을 만나면 때로 뻣뻣하게 굳어 진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람을 만나다보면, 쉽게 화를 내는 사람과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 있다. 화를 내지 않는 것은 화가 나지 않는 것과 다르다. '화'라는 것은 자아 보호 메커니즘에 의해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감정이다. 고로 '본능'에 가깝다. 밥그릇을 앗아가 버리면 으르렁 거리는 동물들처럼, 인간도 자신의 자아를 침범하면 화가 일어난다. 그리고 일부는 상대에게 화를 낸다. 그것은 '수동적'인 감정임으로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없다.

다만 앞서말한 대로, 화가 일어 났을 때, 그것을 삭히는 쪽과 내어버리는 쪽이 존재한다. 마치 '나는 맛 없는 고기입니다'라고 말하는 쪽과 '나는 당신을 죽일 만큼의 독을 갖고 있습니다'와 같은 부류가 있다. 상대에게 화를 내는 쪽은 그 '독'을 상대에게 분사하는 쪽이지만, 화를 삭히는 쪽은 그것을 자신에게 분사하여 자신이 맛 없는 고기임을 증명하는 쪽이다. 그러나 대체로 이 관계는 물고 물린다. 다시 말해, 인간관계에서는 화를 내는 쪽과 화를 삭히는 쪽이 만나면 화를 삭히는 쪽은 그 피해를 두배로 갖게 된다. 당연하다. 한쪽에서는 독을 만들어 상대에게 분사했고 반대쪽에서는 독을 만들어 자신에게 분사한다. 상대에게 위협을 가하려는 쪽과 상대로부터 위협을 받은 쪽의 데미지는 이렇게 2배로 벌어진다. 사람은 각자마다 그 해독 능력을 갖고 있다. 독개구리가 자신이 만들어낸 독에 중독되어 죽지 않는 것처럼, 이는 생존전략이기에 반드시 해독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에어컨을 켜면 누군가는 춥다고 한다. 반대로 누군가는 덥다고 한다. 추위를 느끼는 감각에도 이처럼 차이가 있다. 감각적인 차이만 있는 것은 아니다. 타이밍에도 차이가 있다. 먼저 온 이들은 춥다고 느낀다. 다만 나중에 들어온 이들은 덥다고 느낀다. 뿐만 아니다. 뛰어온 사람과 걸어온 사람 간에도 체감은 다르다. 이미 들어온 상태에서도 차이가 발생한다. 과격하게 움직인 이와 그렇지 않은 이가 다르다. 감각에도 차이가 있고 시기마다 차이가 있고, 상황마다 차이가 있다.

'스트레스'나 '외부환경'에 대한 자극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소음에 예민하고, 누군가는 번쩍 거리는 화면을 힘들어 한다. 누군가는 추위를 참지 못하고, 누군가는 더위를 참지 못한다. 누군가는 예의가 없는 이를 경멸하고, 누군가는 무능한 이를 경멸한다. 누군가는 무지한 이를 경멸하고, 누군가는 약한 이들을 경멸하기도 한다. 모두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각각 자신만의 예민함을 가지고 있다. 스트레스를 받아들이는 정도도 사람마다 다르다. 사람뿐만 아니라, 상황마다, 시기마다 다르다. 배가 고픈 상태인지, 지난밤 수면시간은 얼마나 됐는지, 형제 관계가 어떤지, 개인적으로 비슷한 상처를 받진 않았는지, 그것은 전부 헤아릴 수 없지만 모든 것은 변수가 된다. 아무리 괜찮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 전에 무슨 일을 겪었는지에 따라 반응이 달라진다. '화'를 내는 사람은 순간적으로 포식자의 위치에 있다고 착각한다. 다만 '화'를 내지 않는 이들은 가만히 그 관계를 지켜보다가, '경고' 없이 그 관계를 단절해 버린다. 그것은 '회피'라는 꽤 영리한 생존 정략 중 하나다. 가장 좋은 것은 '화를 내는 것'도 '화를 받는 것'도 아닌, 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독을 만들어 상대에게 분사하거나, 독을 만들어 자신에게 분사하는 행동은 어떤 쪽도 좋지 못하다. 고로 독을 만들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화가 일어나도 그것이 나에게도 상대에게도 독이 되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

일단 분리를 하는 것이다. 우리는 TV 화면에서 배우가 지꺼리는 욕설에 마음상하지 않는다. 그것은 앞서 말한바와 같이 '생존전략'과 같은데, '자아'의 경계를 침범해 오는 상대로 부터 보호하기 위한 전략이 '생존전략'이기 때문이다. 고로 어떤 상대나 상황이 나와 상관 없는 일이라고 분리하여 생각해 버리면 화는 가라앉는다. 쉽게 말하면 이렇다. 앞에 벌어지는 일을 드라마나 영화의 장면이라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다. 혹은 이미 일어난 화를 제3의 시선으로 관찰하는 것이다. 이렇게 관찰자의 시선이 되면 화는 가라 앉는다. 독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상대도, 나도 모두 다치지 않는다. 예민한 사람과 둔감한 사람의 차이는 한끗이다. 쉽게 말하 예민한 이들은 가벼운 말로도 상처 받고 둔감한 사람은 아무리 심한 욕설을 해도 상처 받지 않는다. 이는 상대와 나의 관계설정에 의해 달라진다. 초등학교 1학년이 우리를 '바보'라고 부르는 일에는 그닥 상처가 되지 않는다. 다만 명문대 박사가 우리를 '바보'라고 부른다면 이것은 앞선 상황과 달라진다. 오스트리아 정신의학자인 알프레드 아들러에 따르면 인간이 갖는 이런 감정들은 '관계 속 열등감'에서 기인한다. 고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와 자신의 관계 설정을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자아을 확장하여 꽤 커다란 자아를 가진 이들은 다른 이들에게 자아가 삼켜질까 걱정하지 않는다. 고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자아를 삼키고 모든 관계가 기울어지지 않았다는 인식을 하는 것이다. 또한 모든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있을 만큼 단단한 자아를 만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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