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왜 인생은 고단해야 하는가_인생이 고단한 이유

by 오인환

인생은 고단하다. 그것은 진리다. 이 간결한 진리는 세계 여러 문화와 철학에서 탐구됐다. 고단함은 모두가 언젠가는 마주치는 현상이다. 즉, 보편적 현상이다. 고로 고단함이란 '인생'의 본성이지, 잘 못살아서가 아니다.

구름이 하늘에 떠있는 것이 당연하고, 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이 당연하듯, 그것은 그것 본연의 성질이다. 그것이 그것인 것에는 이유가 없다. 꽃이 꽃인 것에는 이유가 없고, 나무가 나무인 것에는 이유가 없다. 존재에는 이유가 없다. 존재는 그 존재 자체가 이유다. 삶이 고단한 것은 그것이 고단하기 때문이지, 그밖에 어떤 이유가 따로 없다.

다만 사람들은 그 이유를 찾으려고 한다. 꽃이 꽃인 이유를 찾으려고 하고, 나무가 나무인 이유를 찾으려고 한다. 1 더하기 1이 2인 이유를 찾는다면 조금의 논리가 필요하지만, 1이 1인 이유를 찾느다면 그것은 '믿음' 밖에 다른 것을 찾기 힘들다. 고로 당신의 삶이 '고단한 이유'는 따로 존재하지 않으며 굳이 따지고 보자면, 우리 모두의 삶이 고단한 이유는 찾아 볼 수 있겠다.

첫째, 삶의 고단함은 불확실성에서 기인한다. 인간은 미래를 예측할 능력이 없다. 이는 우리에게 지속적인 불안과 긴장을 준다. 우리 모두는 어린 시절부터 불확실성에 노출되어 살아간다. 어떤 순간에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고, 그 선택과 결정의 무게는 우리를 고단하게 한다. 우주는 '빛'과 '양분'으로 우리에게 공짜 에너지를 선물하고 이런 방식으로 그 에너지를 소비킨다. 공짜로 받은 것을 돌려 준다면 그것은 억울한 일이라기보다, 감사히 잘썼다고 여길 일이다.

둘째, 삶의 고단함은 변화석에서 온다. 삶은 정지되어 있지 않다. 꾸준하게 움직이며 변화한다. 태극무늬의 일부가 오목하니 들어가고, 일부가 볼록하고 나온 것은 양과 음이 끊임없이 섞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과 음은 언제나 변화무쌍하며 오르고 내리고, 들어오고 나간다. 만들어지고 사라지며, 만나고 헤어진다. 솟아오르고 꺼지며, 왔다가 돌아간다. 엎었다가 덮어지고, 시작했다가 끝이나며 흡수됐다가 분출된다. 이런 변화무쌍한 우주의 규칙이 어디에나 존재하니, 우리의 삶이라고 유별나지 않다. 친구와의 이별, 사랑하는 이의 죽음, 직업의 변동, 건강의 악화, 때로는 예고 없이 찾아와 우리를 흔들어 놓는 어떤 것은 태극의 한쪽 오목이며, 그것이 있었으면 그에 상응하는 볼록이 있다. 그것을 '인생지사 새옹지마'라고 부르지만 따지고 보건데 그저 불규칙한 가운데 안정성을 찾으려는 항상성에서 기인한다. 마치 언제나 0이 되는 저울의 한쪽 팔을 손가락으로 튕긴 것 처럼, 좌우로 흔들 거리지만 언제나 0을 찾아간다. 마이너스 1이 내려가면 플러스 1이 채워지고, 이것이 흔들거리며 균형을 찾아간다. 이 반복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며 고로 우리는 에너지를 소모하고 고단함에 빠진다.

세번째, 삶의 고단함은 관계로 시작한다. 관계란 불완전한 개인과 개인이 연결되는 일이다. 서로가 다면적으로 출렁거리는 진자들이라 같은 방향으로 흔들리다가도 어떤 변수에 다른 방향으로 흔들리고 그렇게 서로간의 상황과 위치, 시간과 에너지가 달라지면 때로는 밀리고, 때로는 부딪치며, 때로는 멀어져간다. 흔들리는 여러개의 진자 구슬이 서로 제멋대로 흔들리는 가운데 그 어떠한 것에더 부딪치지 않고 완전히 균형잡힌 무언가를 만나는 건 어렵다. 고로 사람들의 소통과 관계는 인생에서 큰 기쁨이고, 상처이며, 오해와 갈등의 원이기도 한다. 우리는 간혹 상대의 움직임과 경로를 통해 그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법을 배우지만, 그것이 움직이는 방향만으로 관계는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상대도 다른 상대와 부딪치면 경로를 이탈하고 나또한 다른 상대와 부딪치면 경로를 옮겨짐으로 완전히 계산 가능한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모든 고단함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가치 있는 여정이다. 고단함 속에서 우리는 성장하고, 깊은 기쁨과 만족을 경험한다. 우리를 죽이지 못하는 고난과 역경은 인간을 강하게 만들며, 그 속에서 우리는 삶의 의미를 찾고 연민과 인내, 사랑과 용기를 배운다. 연료를 태우지 않고서는 어떤 자동차도 앞으로 나갈 수 없고, 끓지 않고서는 수증기가 될 수 없으며, 부딪치지 않고서는 무쇠가 될 수 없다. 고단함은 끊임없이 우리를 두드리고 때리고 내려치지만, 그것은 우리를 죽이지 못하며, 그 고통만큼 강해지면 우리는 그것을 통해 인생이라는 거대한 바다를 향해하는 법을 배운다.

그러나 인생에 목적이 어디 있겠는가. 바다를 앞에두고 항해를 해도 그만, 하지 않아도 그만인 것을...

다만, 할 수 있으며 하지 않는 것과 하지 못하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은 다르기에, 우리는 그 선택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일단 강해지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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