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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책] 책 읽으면 좋은 점_독서가 나의 삶에 미친

by 오인환

책을 곁에 두면 이런 점이 달라진다. 책을 곁에 두는 순간, 자신을 '조용한 곳'에 두게 된다. 그것은 아주 중요한 포인트다. 영화를 보거나, 영상을 볼 때, 주변이 시끄러우면 우리는 컨텐츠에 집중하기 위해 소리를 높인다. 다만 독서를 할 때는 소음을 피하여 더 조용한 곳을 찾게 된다. 시끄러운 곳에서 영상을 시청하려면 우리는 더 큰 소음을 발생시킨다. 이 소음은 우리에게 과연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소음은 일종의 파동이다. 파동은 떨림이다. 떨림은 서로 다른 파동에 영향을 주며 상쇄되거나 증폭된다. 즉 떨리고 있는 대부분의 것들은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주고 받는다. 우리의 뇌 또한 특정 수준의 떨림을 방출하고 있다. 우리가 흥분하고 있을 때와 휴식을 취할 때, 뇌가 뿜어내는 떨림의 주기는 다르다. 고로 뇌를 흥분시켜 자극하는 것은 일종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행동일 수 있다. 실제로 소음에서 멀어지면 스트레스에서 멀어진다. 지속적인 소음에 노출이 되면 뇌파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증가시킨다. 이것은 불안, 긴장, 과민을 유발한다. 소음은 대체로 집중력을 방해한다. 이로인해 수행능력 또한 감소한다. 생각해보자. 지속적으로 집중력이 저하되고 수행능력이 감소된다면, 뇌는 그 환경에 적응된 형태가 되지 않겠는가.

신경가소성이라는 말이 있다. 뇌가 경험에 따라 구조와 기능을 변화한다는 의미다. 이는 학습과 기억 형성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변화는 인간의 생에 전반에 걸쳐 지속되는데, 꾸준하게 뉴런 간의 연결을 강화하거나 약화하여 새로운 연결을 형성한다. 뇌의 가소성을 이해하기 위해 '런던 택시기사'들의 예시는 종종 사용된다. 런던 택시 기사들은 'The knowledge'라는 매우 까다로운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이 시험은 런던의 수천개의 거리와 주요명소에 대한 지식을 요구한다. 뇌공학자들은 이 시험을 공부하는 런던 택시기사들의 뇌에서 해마가 일반인보다 더 크게 발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해마는 학습과 공간적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부위다. 이들은 선천적인 재능을 가지고 택시 기사를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직업적 기술을 습득하는 꽤 긴 과정에서 뇌가 특정 정신적 노력과 학습에 의해 변형되어진 것이다. 즉 독서하는 환경에 노출된 이들의 경우에는 '소음'에서 자유로워질 가능성이 높다. 높은 확률로 이들의 주변에는 TV나 PC가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환경에서 생활하다보면 자녀에게도 소음이 적은 활동을 권유할 가능성이 높고 이 과정에서 자녀의 독서력이 늘어나거나 가족 간의 대화가 많아질 가능성도 있다.

지속되는 소음이 인지 기능을 저하한다는 연구결과는 적지 않다. 실제 2014년에 수행된 연구에 따르면 도로 교통 소음이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항공기 소음에 노출된 이들의 경우에는 기억력과 독해력에서 낮은 인지 수준이 있을 수 있다. TV나 짧은 영상은 현대에 와서 꾸준하게 우리에게 소음을 만들어낸다. 우리는 거의 피하지 못하는 '소음'의 환경 속에서 살고 있지만, 작은 스마트폰과 이어폰은 우리가 이 소음으로부터 도망쳐 나온 아주 짧은 순간까지도 소음으로 채워버린다. 소음 뿐만 아니다. LED 백라이트는 현대 디스플레이 기술에서 널리 사용되는 기술이다. 이는 눈의 피로를 만든다. 이 불빛은 눈의 망막에 도달하여 장기적으로 망막 손실을 일으키고 단기적으로는 피로를 유발한다. 이처럼 밝은 빛을 주시하는 행위는 수면 패턴에도 영향을 끼친다. 이런 밝은 빛은 멜라토닌 생성을 억제 시킨다. 수면 패턴을 변화시키고 이는 수면의 질을 저하시켜 스트레스 수준을 높힌다. 실제로 감각 기억의 잔재는 작지만 작지 않은 영향으로 우리에게 남는다. 감각 기억은 매우 짧은 기간 동안 정보를 보관한다. TV소리와 같은 지속적인 자극에 노출된 후에, 이 감각 기억은 잠시동안 남는데, 이 과정에서 뇌는 오디오 신호를 재가공하여 실제로 소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소리를 듣는 것 처럼 느껴지는 환청 현상을 느끼기도 한다. 적어도 책을 읽으면 이런 부분은 사라진다.

책을 가까이하면 확실히 생각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어떤 현상을 볼 때, 불현듯 어딘가에서 읽은 내용이 버무러진다. 애초에 창의력이나 상상력이라는 것이 기존의 정보 둘을 임의로 섞어 만들어진 모방에 가깝기에 다양한 주제를 알수록 새로운 주제를 도출하기 쉬워진다. 또한 단순히 표면한 전달하는 미디어와는 다르게 소설의 경우에는 전지적 시점과 1인칭 시점으로의 서술 방식이 있기에 어떤 사람의 내면을 이해하는데 더욱 도움을 준다. 사실 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점이 있다. 다만, 개중 가장 눈에 띄는 장점이란 스스로가 느껴지는 '자부심'과 타인이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부분도 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어찌 됐건, 다수의 성인이 하고자 하면서 실패하는 일 중 하나다. 그것을 해낸다는 것에서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 일어난다. 또한 많은 작가들과 소통한다는 생각, 그 밖에 대단한 다른 독자들과 같은 '앎'을 공유한다는 사실로 자부심이 느껴진다. 같은 맥락으로 다른 취미보다 꽤 타인에게 존중받는다. 단순히 앉아서 책을 읽는 취미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에게는 '열심히' 산다거나 자기계발에 열중한 사람으로 비춰진다. 비록 그것이 진실은 아닐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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