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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발] '알아차림'_반응하지 않는 연습 실전편

by 오인환

'테슬라'의 인공지능이 자동주행을 학습하는 방법은 이렇다. '반복', '지속'.

하나의 사건은 그저 일회성으로 스쳐 지나가지만, 그것이 반복적이면 그것은 '데이터'가 된다. 그것을 '빅데이터'라고 부른다. 반복을 지속하면 알고리즘은 산발적인 데이터의 평균값을 계산한다. 그리고 아주 정확하진 않지만 다수의 데이터의 평균값 정도의 반응을 취한다. 인간의 뇌도 그렇다. 인간의 뇌는 '반복', '지속'한 데이터에 대해 '학습'하게 된다. 인간의 경우, 여기에 하나의 다른 인자를 넣자면, '빈번'이다. 인간의 뇌는 '반복적으로 빈번하게 지속하는 일'을 학습한다. 학습된 데이터는 비슷한 상황에서 '얼추' 비슷한 대응을 하도록 한다. 쉽게 말하면 이렇다. 우리의 말에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라는 말이 있다. 쉽게 말해, 자라와 솥뚜껑은 완전히 다른 모양과 생김새를 하고 있지만, '얼추' 비슷하다. 우리의 데이터는 완전히 섬세하진 않지만 '대강' 비슷한 어떤 것을 '그것'으로 간주한다. 그리고 거기에 '의식없는 대응'을 해 나간다.

사람이 나이를 쌓는다는 것은 이런 '빅데이터'도 함께 쌓였다는 의미다. 고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우리는 '의식'보다 '무의식'에 많은 일을 전담할 수 있게 한다. 이는 우리가 의식보다 무의식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하고, 우리의 삶 전반이 무의식에 지배를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린 아이를 살펴보자. 어린아이의 감각은 예민한다. 어린 아이는경험하는 다수의 것들을 '삶의 최초'의 받아 들인다. 쉽게 말해 모든 선택은 이전에 고민해 본 적 없는 고민일 것이고, 어떤 편견이나 과거 경험에 기반하지 않는다. 다만 성인의 경우는 다르다. 성인의 경우에는 대체로의 선택에 있어 비슷한 경험을 데이터로 쌓아 있다. 어떤 편견이나 과거 경험에 기반하고 있다. 쉽게 말해, 점심 메뉴를 고른다고 해보자. 성인의 경우에는 다양한 메뉴를 접해보고 자신이 좋았던 기억과 그렇지 않는 기억을 바탕으로 결정을 반자동적으로 내놓는다. 다르게 말하면 그건은 '선호도'가 되지만, 말하기에 따라서 그것은 '새로운 경험'을 앗아간다. 반자동적인 선택과 결정이 완료되면 성인의 다수는 '시간이 빨리 흘러간다'는 경험을 할 것이고, 일상이 반복되는 매너리즘에 빠지게 된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일정의 결정을 이미 완료했다. 달력에 '월'을 가르키는 숫자가 두 자리가 되면 두꺼운 옷을 입고 장마 기간이 되면 장화와 비옷을 꺼내둔다. 그것은 반자동적이다. 왜 그래야 하는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할 필요가 사라진다. 이런 과거의 데이터가 많다는 것은 빠르고 '대체적으로 맞는 판단'을 대략 내릴 수 있음을 말한다. 다만 다시 말하면, 새로움을 잃고 주체성을 상실하는 것과 같다. 만약 사랑하는 사람과 일생의 한 번 뿐인 여행을 떠난다고 해보자. 평생 추억해야 할 이 기억에 '나' 대신에 나의 과거를 학습한, 나를 닮은 누군가를 대신 내보낸다고 해보자. 그것은 과연 효율적인 선택일까. 그렇지 않다. 무의식화와 일반화는 대체적으로 단순반복 작업에서 효율성을 가져다 주지만, 삶의 '감사함'을 상실하게 하는 대표적인 이유가 되기도 한다. 우리는 과거의 데이터를 학습한 '무의식'에게 삶의 전반을 맡겨 두고 자신은 우울과 걱정, 불안 따위로 삶을 채운다.

인간 뇌의 디포트값은 걱정하고 불안해하고 우울하게 세팅되어 있다. 즉 우리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으면 우리의 뇌는 자동으로 걱정, 우울, 불안의 상태로 접어든다. 고로 우리는 그 디폴트값을 최소화 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그것이 최소화되는가. 방법은 간단하다. 무의식에게 맡겨 두었던 '본인의 주체성'을 도로 가져오는 것이다. 우리는 주변의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하기 위해, '내부의 대부분'을 무의식이라는 '자동행동장치'에 맡겨 두었다. 그러고서는 고작 하는 일이, 걱정하고 불안해하고, 우울해 하는 것이다. 주체성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감각을 새로이 느껴보는 것이다. 가령 자리에 앉아 있다면 엉덩이가 의자에 닿는 감촉이라거나, 걷는다면 발바닥이 바닥에 붙었다가 떼어지는 감촉을 완전하게 느껴보는 것이다. 자신의 호흡을 가만히 지켜보거나 콧등의 감각, 새끼손톱의 느낌 등 우리가 간과하던 작은 감각기관을 모두 열어 놓는 것이다. 후각, 미각, 시각, 촉각, 청각에서 우리가 그냥 그러려니 넘어가는 아주 작은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퀀텀라이프'의 저자인 '하킴 올루세이'는 마약중독 갱스터에서 천재 물리학자로 자신의 삶을 바꾸었다. 그의 삶을 바꾼 아주 결정적인 습관은 '세기'다. 그는 자신이 불안하거나 다른 걱정이 생길 때면 주변을 센다고 했다. 보도블록의 숫자라던지, 주변의 나뭇가지 숫자. 벽돌의 갯수, 책장 속 책의 권수를 그냥 세는 것이다. 그가 그렇게 숫자를 세고 있으면 걱정과 불안은 사라진다고 했다. 인간의 뇌는 '능동적인 활동'을 할 때, 디폴트값에서 멀어진다. 고로 능동적인 경험을 하는 것은 몹시 중요하다. 호흡하는 순간과 냉장고가 돌아가는 소리, 전등에서 미세하게 들리는 잡음, 새소리, 바람소리, 가벼운 바람의 감촉, 스스로 만들어내는 목소리 등. 모든 것을 능동적으로 관찰하고 알아차리고 들여다 보자. 그러면 어떤 것에는 반응하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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