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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May 05. 2024

[인문] 앞으로 책을 읽는 사람의 시대가 되는 이유

 대한민국 성인 열 명 중 여섯은 일 년 간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 고로 '모든 것'이 '문해력' 탓은 아니다. 어쨌건 '책을 읽지 않는 시대'다. 책은 이제 꽤 마이너한 '여가활동'이 됐으며 '책을 읽어야 한다'라는 외침 또한 '책'을 통해 전달된다. 결국 '책읽는 사람들끼리'의 공허한 외침일 뿐이다.

 공급자가 수요자에게 물건을 공급한다. 시장을 개척하고 다른 수요자를 찾으며 새로운 수요자에게 물건을 공급한다. 이런 방식으로 발생한 '공황'은 결국 더 큰 시장을 찾기 위해 '제국주의'로 확장된다. 멈추지 못하는 공급 폭발을 '시장확대'로 겨우 늘려가며 '시장주의'는 성장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제국주의 시대'가 막을 내리자, '공급'은 새로운 방법으로 '시장'을 만들어 나간다.

 없는 사람을 찾아서 판매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사람에게 두 개를 파는 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시장이 발달한다. 사람들은 시장이 얼마나 포화에 이르렀는지, 결국 인간 생활의 3대 요소인 '의식주'까지 차올랐다. 이미 포화에 이른 '음식 섭취'를 더욱 늘리기 위해 '콜라'라는 '소화제'에 설탕을 첨가하여 함께 섭취 시킨다. 목구멍 속으로 더 많은 음식을 소화 시키기 위한 '전략'은 꾸준히 있어 왔으며 한 때, 패스트푸드에서 '콜라 무제한 공급'은 공급자가 수요자에게 주는 '베품'처럼 여겨졌다. 당연하지 않은가. 소화되지 않는 밀가루 음식을 아무렇게 길러도 빠르고 잘 자라는 감자를 생산하여 소비자의 목구멍으로 밀어 넣기 위해서는 '소화제'는 필수다.

 공급자는 '의복'에 '패션'과 '유행'이라는 키워드를 결합했다. 입을 수 있는 옷을 던져 버리고 새로운 옷을 입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로 유럽의 대다수 기업들은 '패션 산업'을 하고 있다. 미국은 식품을 유럽은 패션을 최고의 산업으로 치는 이유는 그것들이 빨리 소비되고 새로운 것으로 대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대기업에는 유능한 인재들이 몰려들고 '마케팅'이라는 용어의 '전략'으로 공급을 소비할 수요처를 만들어 낸다.

 집도 마찬가지다. 세계 어디서나 '부동산 시장'은 가장 큰 시장이다. 인간의 필수품이 이처럼 '가장 큰 시장'으로 거듭났다.

 마케팅은 소비자의 빈곳을 후벼파고 어떻게든 새로운 시장을 확보해야 한다.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는 순간 '공황'은 발생한다. 이것은 '자본주의'의 생리다. '자본주의'는 '투자자'에 의해 투자가 이뤄지고 이들의 공장은 한 순간도 멈추지 않는다. 공장에서는 무제한적인 생산을 한다. 달리는 자전거의 페달을 밟는 것처럼 자본주의는 잠시의 휴식으로도 완전히 무너진다. 페달을 멈추면 넘어지는 자전거와 같은 이치다. 고로 공급자는 무조건적으로 생산을 늘려야 하고 매년 모든 국가가 인플레이션에 상응하는 '성장률'을 가진다. 돈은 무한대로 공급되고 성장은 쉬지 않고 이뤄진다. 지금껏 이런 자본주의를 지탱해 온 것은 꾸준한 '인구증가'와 '마케팅'이다.

 이제 공급자는 어떻게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낼 것인가. 인구증가의 최고점에서 마지막 성장의 불꽃을 '중국'에서 피웠다. 정체되는 세계 경제는 '중국의 성장'과 함께 다시 살아났다. 중국은 값싼 노동력으로 저렴한 물건을 대량으로 생산하여 공급했다. 중국에 투자가 몰리고 이에 따른 '자원소비'가 이루어졌다. 중국의 생산과 공급은 꽤 많은 나라를 먹여 살렸다. '부유한 중국인'이 늘어나면 '낙농국가'인 뉴질랜드', '호주'가 호황을 맞이했고, 중동 국가와 러시아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중국의 부동산은 엄청난 속도로 자원을 소비했다. 다만 이 마지막 불꽃은 21세기에 이르러 정점에 이른 뒤, 서서히 내리막 길에 섰다. 중국은 이제 엄청난 부채를 떠안은 시한 폭단으로 전 세계가 이 폭탄을 서로 떠넘기는 폭탄 돌리기에 돌입했다.

 이제 공급자는 어떤 시장을 열어야 할까. 모든 수요가 가득찬 시장 포화상태에서 '기술'이 해 낼 수 있는 것은 '시간'이었다.

 사람들의 '시간'을 소비하는 것. 시간을 소비하는 것은 '먹고, 입고, 자는 것' 만큼이나 새로운 시장이었다. 이 시장은 모든 인류가 거의 공짜고 여겨지는 '시간'을 파는 일이다. 넷플릭스의 최대 라이벌이 타플랫폼이 아니라 '수면'이라고 하지 않던가. 이제 플랫폼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시간을 소비시키기 위해 혈안이다.

 '식품 산업'이 포화로 '비만인'이 늘어나고, '의류 산업'이 포화되며 '환경 문제'가 발생했다. 부동산 산업의 포화는 '부채'를 늘렸다. 이제 사람들에게서 빼앗을 수 있는 마지막 불꽃. 그것은 시간이다.

 공급자는 '시간'을 노린다. 이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더니 지금은 다른 산업만큼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얼마나 포화상태에 이르렀는지, 사람들은 '자면서, 입으면서, 자면서, 심지어 싸면서'까지 그것을 소비시킨다.

 인간 생활의 3대 요소인 '의식주'를 내어주면서도 그것을 놓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는데, 가만히 앉아서 책장을 넘기는 여유가 누구한테 어찌 있을 수 있을까. 단순히 문해력 약화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가 직면한 문제다.

 많은 음식으로 비만해진 이들을 위해 '다이어트 시장'이 등장하고, '의류 산업'으로 인해 환경 문제가 발생하자, '친환경 산업'이 발달했다. 부동산 산업의 포화는 '임대 산업'으로 발달했다. 이제 책을 읽지 않는 이들에게 어떤 산업이 등장할 것인가. 어쩌면 '독서'에 대한 대체가 필요하게 될지 모른다.

 유튜브 채널에서는 먼저 책을 읽은 사람들이 빠르게 내용을 요약해주는 채널이 성장하고 인공지능은 인간이 가져야 할 '지성'의 일부를 대신해준다.

 문해력은 식품 산업의 발달로 생긴 '비만'과 같은 증상이다. 이제 다이어트는 '산업'으로 발전했다. 문해력이 문제가 되는 시대에 '독서력'은 새로운 경쟁력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다. 앞서말한 정보를 더 쉽고 빠르게 요약해주는 서비스가 생겨나기에 그렇다.

 

 도파민 인류를 위한 '문해력 수업'에서는 '말귀를 못 알아 먹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단순히 책을 읽지 않는 문제가 아니라, 말하고자하는 바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없어지는 시대가 되면서 이제 소통은 또다른 경쟁력이 된다. 제대로 소통 할 수 있는 사람이 줄어들면서, 이제 우리 시대는 '소통 전문가' 혹은 '소통 강의'와 같은 신산업을 맞이하고 있다. 고로 비만인 시대에 늘씬한 것이 경쟁력이 되듯, 반문맹시대에 '비문맹인'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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