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인환 Jun 14. 2024

[영화] 당신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충분합니다_





 최근 나를 말하는 '키워드'. 미니멀리즘이다. 몽땅 버렸다. 팔았다. 기부했다. 숟가락, 젓가락을 포함해 연필, 지우개까지. 작게는 사용하지 않는 '수첩'에서 크게는 '자가용'까지 없앴다. 전자책 단말기와 사용하지 않는 카메라를 팔았다. 준 사람도 받은 사람도 존재를 잊어버린 선물들, 산 사람도 판 사람도 존재를 잃어버린 물건들



모두 없앴다.



 어떤 것은 꽤 멀쩡했고 어떤 것은 아주 멀쩡했다. 


버렸다.



주변에서 말했다.


'낭비 아닌가요?'



답했다.


'버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것이 낭비 아닌가요?'



 모든 걸 덜어낸다. 덜어내면 들어오는 것도 걸러진다. 즉, 소비욕이 줄어든다. 극한까지 덜어냈다. 가장 큰 변화는 소비욕과 소유욕이 줄었다. 무언가를 가져야 한다는 욕구와 갖고 있는 것에 대한 지배욕이 줄었다. '손웅정 작가'의 글에서 다시 한번 얻은 자극은 다시 '버리는 삶'으로 만들었다.



 나를 괴롭혔던 무엇을 찾았다. 사용한 치약뚜껑 조차 버리지 못한 미련함이다. 집착과 미련은 '물건'에 국한되지 않았다. 과거 인연에 대한 집착, 관계에 대한 소유가 포함 되어 있다. 모두 걷어내면 편해질 것 같았다. 



 마케터들의 암시.


"You are not nough"


당신은 부족합니다!. 모자랍니다. 필요합니다. 바꿔야 합니다!



'결핍 과잉의 시대'


시대는 우리가 결핍하다고 말한다. 인류 역사상 가장 풍족한 시대에 결핍을 세뇌한다. 결과 우리는 결핍해졌다. 채워야만 했다. 채우지 못하면 결핍했다고 여겨졌고 채우면 다른 결핍을 요구 받았다.



우리는 그런 시대를 살고 있다. 가장 머리 좋은 사람들이 '마케터'로 일하고, 가장 큰돈이 마케팅으로 움직인다. 모든 세계적 기업이 마케팅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붇는 시대에 산다. 과거 우리를 괴롭히는 방문 판매원은 스마트폰에 들어와 자는 시간과 먹는 시간, 싸는 시간까지 모조리 쫒아다니며 판매한다. 



 결국 우리는 '필요'를 만들어냈다. 항상 '필요'를 찾게 됐다. 



'만족하지 마세요. 머물지 마세요. 더 나아지세요.'


인플레이션보다 더 빠른 속도로 욕망의 그릇은 커졌고 돈의 가치보다 더 빠르게 소비력이 커졌다.



마지막 기회! 유일한! 무조건! 당신은 받을 자격이 있다.


약해진 자존감을 물건으로 채우고 조급해진 마음의 여유를 잡동사니로 채웠다. 



 '소비'는 '현재의 불만족'을 해소하기 위한 행동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행복은 현재에 없고 미래에 있다. 여기에 없고 판매처에 있으며 무지개처럼 그것을 좇으면 그것은 그만큼 멀어지는 것이다.



붓다가 말하길, 인생은 '고'다. '행복'을 찾고자 무량대수급의 자원을 쏟아 붓는다. 2000년전, 현자가 말하길 '고'가 아닌 것이 '행'이다. 즉 고통이 없는 것만으로도 '행복'에 가깝다.



미니멀리스트가 되자, 소비 패턴이 바뀌었다. 소유가 아니라 경험으로 변했다. 아이에게 '자전거'를 사주기 보다 함께 야영을 가는 것이 소중해졌다. 집은 텅 비어졌다. 그만큼 머리도 시원하게 가벼워졌다. 있는 것에 감사하게 됐고 관리하기 쉬워졌다.



'새로운 것이 아니라 오래된 것에 감사하세요.'


행복이 저기가 아니라 여기로 옮기지는 순간이다.




작가의 이전글 [철학] 스토아학파의 마음공부, 내가 하지 않을 선택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