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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Jun 18. 2024

[경제] 택시가 더 싸다?_사회통념상의 지출에 대해서

 유학 때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유학은 '돈'이 많아야 한다.'

 물론 돈 없이 유학은 불가능 하다. 다만 이는 완전 맞는 말도 아니다. 일부 국립사립대학교에서 공부하는 것과 비교할 때, 금전적으로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다.

 정규 유학은 '영연방 국가' 디플로마 학위로 편입할 수 있다. 2년 학위 과정은 1년에 끝낼 수 있고 일부 종합대학은 이 학위로 3학년 편입이 가능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영연방 대학은 3년제다. 즉, 2년이면 종합대학교 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 시간과 금전면에서 분명 국립사립대와 비교해 볼만하다.

 보통 대학생들이 어학연수를 간다는 가정을 한다면 유학이 훨씬 더 경제적이다. 그것이 '사회통념'에 반하는 이야기다.

 당연히 비싸거나, 당연히 어렵거나, 당연히 그럴 거라는 사회통념 같은 것 말이다.

 경우에 따라서 타국가에서 유학보다 영국 유학이 더 저렴하기도 하다. 다만 대부분은 '영국은 비싸다'라는 인식이 있어 오해가 있기도 하다.

 밥 먹을 때, 음식을 남기는 것도 비슷하다. '음식'을 많이 남기는 것은 '낭비'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음식을 남기는 것은 낭비가 아니다. 필요치 않은 영양분을 복부 피하지방에 두고 있는 것이 더 낭비다. 음식을 남김없이 먹는 것이 '절약'에 가깝다면 치킨과 피자를 주문하여 깔끔하게 다 먹는 것이 '시금치'와 '고구마'를 먹다 버리는 것 보다 '검소하다'.

 모순이 생긴다. '고시리, 시금치, 고구마는 원래 자연에서 존재하다가 흙어서 썪기도 한다. 고로 배가 부르면 때에 따라서 먹는 것을 멈추는 것도 절약이다. 이런 통념은 또 뭐가 있을까. 택시를 타고 다니는 것이 그럴 수 있다.

 택시를 타고 다니면 꽤 낭비벽이 심하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그럴까. 사람들은 택시를 타고 다니는 사람에 대해 '경제 관념'이 없다고 말하다가 외제차를 타는 사람에게 '능력이 있다'라고 말한다. 그 또한 잘못된 관념이다.

 3,000만원 짜리 휘발류 중형차 기준으로 이야기 해보자. 대략 보험료를 100만원으로 산정하고 타이어를 3~4년 주기로 한 번씩 교환한다고 해보자. 그밖에 냉각수와 워셔액 브레이크패드, 와이퍼도 간혹 교체한다고 해보자. 이때 들어가는 비용을 보수적으로 40만원으로 잡아보자.

 총 140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여기에 1년에 5000km를 운행하다고 해보자. 연비는 6~80만원 정도 든다. 다만 보수적으로 60만원으로 잡을 때, 자동차를 소유하고 관리하고 운영하는 것만으로 1년에 200만원이라는 비용이 발생한다.

이제 자동차 감가상각을 계산해보자.

구매 첫해, 자동차는 구매가격의 20%의 감가상각이 일어난다. 2~3년차에는 연간 15%, 4~5년차에는 10%, 6~10년차에는 연간 5%의 감가상각이 발생한다고 해보자.

 차량가격을 3,000만원으로 잡으면 차를 사자마자 바로 600만원이 감가상각으로 사라진다. 2~3년차에는 연간 450만원씩 사라진다, 4~5년에는 300만원, 6~10년에는 연간 150만원이 사라진다. 

 다시 말해 앞서 말한 200만원에 감가상각비를 계산하면 내용은 이렇다.

첫해, 800만원

2~3년차, 650만원

4~5년차, 500만원

6~10년차, 350만원

 택시의 경우에는 1.6km까지 기본요금 4,800원, 이후 131m당 100원이다. 이런 경우 5000km를 연간 운행하면 총 3,827,090원이 된다.

 차량을 구매하여 10년을 탄 경우는 4,850만원, 택시는 3,840만원이다. 단순 비교를 하면 택시가 더 저렴하다. 이는 '소나타' 정도를 구매했을 때 이야기다. 만약, 아우디, BMW, 벤츠와 같은 고급승용차를 구매했다면 그 차이는 더 벌어진다.

 고로 택시를 타는 것인 더 저렴한 방법이며, 더군다나 '기사님'께서 운전까지 해주는 서비스 또한 얻을 수 있다. 다만 택시가 더 비싸 보이는 이유는 '택시'는 눈에 보이는 소비이기 때문이다. '월세'와 같이 소비하면 눈앞에서 사라지기에 우리는 소비의 고통을 실제적으로 느낄 뿐이다.

 때에 따라서,  저리 융자로 '주택'을 구매하는 것보다 '월세'로 생활이 저렴할수도 있다. 물론 '주택'의 경우에는 부동산 시세 차익에 대한 수익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다만 십 수년 혹은 수십년을 단위로 소유하는 '부동산'에 대한 관리와 그 밖에 불확실성은 그만큼의 리스크가 되기도 한다. 대한민국의 인구 구조 변화만 봐도 불확실성은 그만큼 커진다.

 손에서 떠나는 소비에 대해 그 고통이 비록 클지라도, 실제 어느 부분이 더 큰 소비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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