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얼마 안 된 이북리더기 '팔마'를 판매했다. 이유는 이렇다. 스마트폰이 너무 커졌다. 아이폰 프로로 기기 변경을 하면서 주머니가 무거워졌다. 거기에 팔마가 함께 했으니 결국은 양쪽 바지 주머니가 팔마와 스마트폰이 들어가는 불상사가 생겼다.
커다란 두 전자기기를 덜렁거리며 다니는 것이 볼품없었다. 팔마는 분명 엄청 가볍다. 다만 그립감이 조금 아쉬웠다. 하이센스 A5의 경우는 손에 꼭 들어오는 크기가 마음에 들었다. 팔마는 하이센스 A5보다 가로가 넓다. 더 많은 글이 들어갈 수 있었다. 다만 그만큼 페이지 넘기기가 쉽지 않다. 가장 불편했던 점은 가로모드다. 팔마의 가로모드는 고정할 수가 없다. 자동 회전으로 설정하고 가로로 두어야만 가로모드를 볼 수 있다. 가로모드를 설정하고 자리를 옮기다보면 세로모드로 풀렸다가 다시 가로모드가 되는데 그 과정에서 페이지가 넘어가 버린다.
생각보다 큰 크기 때문에 팔마를 가지고 다니지 않게 됐다. 그냥 침실에 고정식으로 두었다. 그렇게 보다보니 좁은 화면이 불만이 됐다. 또 가장 큰 문제는 독후 활동 할 때, 책표지 이미지가 잘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나만 느끼는 단점일 텐데, 블로그나 인스타에 읽은 책의 표지를 올리면 그 책이 무슨 책인지 알기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패드 미니 6'를 다시 들었다. 어차피 아이패드 프로가 있으면서 주사용 목적을 상실한 기기라 '이북리더기'로 사용하기로 했다. 생각보다 눈이 아프거나 하진 않는다.
아무튼 '팔마'를 처분하고 다시 '김동식 작가'의 책을 들었다. 최근 집중력이 짧아진 탓에, 김동식 작가 님의 글을 자주 읽게 됐는데, 가장 좋은 것 중 하나는 읽다가 재미가 없으면 소설 하나를 통채로 넘겨도 몇장되지 않는다. 역시나 그의 소설은 기발한 소재가 읽는 재미지만 이번 소설의 재미는 다른 편에 비해 덜 했다. 실제 소설이 덜 재밌다는 것은 아니다. 아마 최근 그의 소설을 많이 읽게 되면서 익숙해져 버린 탓이 클 것이다.
어느새 부턴가 '쇼츠'나 '릴스'를 보는 시간이 길어졌다. 짧은 영상을 보다보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긴 호흡의 영화도 보기 힘들다. 주변에서 '파묘'를 하도 추천해서 '넷플릭스' 단기 회원으로 가입을 다시 했는데 아직도 못보고 있다.
긴 호흡으로 책을 읽기 위해 '싱잉볼'과 같은 명상 음악을 찾아 듣곤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다.
소설계에 '쇼츠'처럼 '김동식 작가'의 글은 짧고 쉽게 읽힌다. 그래서 최근 가장 많이 읽는 책 중 하나가 됐다. 다시 호흡을 길게 가져야겠다.
현재는 '최석규 작가'의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이라는 소설을 보고 있는데 꽤 재밌다. 이번 주말, 어머니께서 아이를 데리고 내려가셨다. 주말 간 책을 읽으며 힐링의 시간을 좀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