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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학교에서 받은 첫 상품_텀블러

by 오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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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기가 지나갈 무렵, 선생님께서 전화가 오셨다. 학부모 튜터에 관한 내용이었다. 학교에서 교재 제공하고 부모가 과외하는 '학부모 튜터제'에 관한 내용이었다.


학교에서 '교재'를 제공한다니, '책' 한 권 더 읽힐 셈이었다. 그때 선생님께서 여쭤 보셨다.



'수학 한 번 해 보시는 건 어떠실까요?'



1학년은 1학기에 수학을 하지 않는다. 2학기가 시작하면서 수학을 시작했고 아이들이 수학 푸는 속도가 조금 느린 편이란다. 알겠다고 말씀 드렸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인 '포레스트 검프'나 '예스맨'을 보면 주인공은 주변의 조언에 'YES'라고 답한다. 그리고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초등학교 1학년 2학기부터 '수학 문제집'을 풀기 시작했다.



6살부터 '웅진 스마트올'이라는 온라인 학습지를 2년 간 하다보니, 아이가 '오늘의 학습'을 매일하는 습관이 길러졌다. 아이는 눈을 뜨지마자, '패드'를 들고 '오늘의 학습'을 했다. 이 습관을 '종이'로 옮겨갔다.



아이는 이후로 6개월 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2장씩 수학 문제집'을 풀었다. 처음에는 어려워 했으나, 시간이 좀 지나자 재미가 붙었는지 2주만에 연산 문제집을 한 권 다 풀어버렸다.



학교에서 제공해주는 문제집은 3개월 치였던 듯 하다.



다만 2주만에 학교에서 준 문제집을 다 풀어 버렸고 3개월 간 벌써 4권의 문제집을 더 풀었다.



아이에게 단연코 강요한 바는 없다. '강요'는 하지 않고 강조는 했다.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모두 다 끝내고 놀 것'



실제로 아이들은 6살부터 본인이 해야 할 일들을 하는 습관을 가졌다. 아이들이 해야 할 일이란 이렇다. 스스로 양치하기, 스스로 옷입기, 다음날 외출복 꺼내 놓기 등 그렇다.



이런 습관이 6살부터 잡혀 있었기에 아이들은 초등 연산 문제집을 너무나 쉽게 다 해버렸다.


현재 아이들은 연산 문제집을 너무 쉽게 한다. 아이들은 아침에 눈을 뜨지마자, '연산 문제집'부터 한다. 그것이 습관이라 그렇다.


받아쓰기에서 몇점을 맞았는지는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오늘도 쉬지 않고 좋은 습관을 했다는 것에 있다.


아이가 수학 시험에서 몇개를 틀리건, 받아쓰기 시험에서 몇개를 틀리건 혼내지 않는다. 다만 학교에서 틀린 문제는 다시 쓰라는 숙제를 준다. 고로 아이가 다 맞고 오면 '와, 다 맞았으니까, 숙제가 없겠구나' 한다.



아이가 텀블러를 받아왔다. 무척 자랑스럽다고 말해 주었다. 사실 어린 시절부터 좋은 습관을 갖춰 놓으면 나중에 습관을 만드는 것 만큼 없애는 것이 힘들다. 고로 '습관'이 저절로 사람을 만들어낸다.



나는 습관의 힘을 알고 있다.



벌써 11월이다. 이제 한 달 뒤에는 겨울방학이 시작된다. 겨울 방학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을 하다가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바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도서관에서 생활하는 것이다.



혼자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은 '어떻게 하면 루틴을 만들어낼까'이다. 아이가 독립적인 사람이 되어야만 하는 '아빠'의 고민이 때로는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는 안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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