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식 영단어.
단어책으로는 굉장히 유명하다.
나를 보자면 '경선식 영단어'로 공부하진 않았다. 다만 아이들의 영어 교재로 '경선식 영단어'를 선택했다. 파닉스도 아니고 '경선식 영단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중학교 때인가, 고등학교 때인가.
우연히 서점에서 단어장을 뒤적거리다가 '경선식 영단어'를 집었다. '휘리릭' 페이지를 넘기다가 Approach'라는 단어를 발견했다.
Approach, '앞으로 췩~' 접근하다.
'피식'하고 넘어갔다. 그 일은 20년도 넘었지만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는다.
'앞으로 췩~' 접근하다라니...
단점은 당연히 존재한다. '발음'이 문제다. Approach는 실제로 '어프뤄취'에 가깝다.
경선식 영단어 책을 보던 아이에게도 발음상 오류가 생겼다. Bull(황소)는 '뿔'이라고 적혀 있다. 아이가 'Bull'을 보며 '뿔'이라고 발음한다.
'어엇?'
영상을 찾아봤다. '경선식 선생님'이 발음을 교정한다.
음...
그것만은 아니다 'Bull'을 보고 아이는 '황소'가 아닌 '뿔'을 기억했다. 단점이긴 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공부법이 재밌다는 사실이다.
물론 멋진 영국, 미국식 발음으로 영어를 공부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어휘'가 첫인상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아이가 언어를 배울 때는 모국어 조차 불완전한 발음으로 시작한다. 이후 차츰 비슷한 단어에 노출되며 교정된다. 경선식 영단어로 시작은 했으나 팝송이나 영화, 유튜브 등에서 아마 비슷한 단어를 많이 접할 가능성이 크다.
이 방법의 다른 가장 좋은 점이라면 '소리'로 배운다는 것이다. 소리로 배운 언어는 이후 '표음문자'의 원리만 파악하면 대략 쓰고 읽을 수 있게 된다. 애초에 언어에서 '소리'가 먼저 발생하고, '문자'는 최근에 발명됐다.
초등 경선식 영단어는 기껏해봐야 40일 완성이다. 길게 끌어도 한달 반이면 완성한다. 즉, 1년 동안 6번은 반복할 수 있다. 다음 1년 간 발음교정이 가능하다. 또한 다양한 예문을 이후에 익혀도 전혀 늦지 않다.
공부의 기본은 '일단 하는 것'이다.
공부 못하는 학생들의 가장 큰 문제는 '잘못된 공부법'으로 공부하고 있어서가 아니다. 애초에 공부 자체를 안하기 때문이다.
방법은 상관없다.
일단 자주보고 많이보고 흥미를 갖는 것이 최고다.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하는가', 혹은 '운동을 해야 하는가'
바보같은 질문이다.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좋은 음식도 먹고 운동도 해야 한다. 그것만이 아니다. 좋은 자세를 유지하거나, 수면 시간을 지키는 일, 건강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 것도 포함된다.
즉, '건강해지고 싶다'는 '바람'이 가장 중요하고 그것을 잠재적으로 의식하면 모든 방법을 스스로 찾는다.
어원으로 공부하면 좋다. 듣는 것이 먼저다. 많이 쓰는 것이 좋다. 많이 읽는 것이 좋다. 연상법이 좋다. 그런 것과는 별개다. 뭐든 시작하는게 최고다.
어느 정도하게 잘 아는 수준까지만 오면 잘하고 싶어진다. 원래 사람은 잘아는 주제가 나오면 입이 근질근질해진다. 말하고 싶어 안달난다. 그러한 주제를 좋아한다. 그러한 주제를 좋아하면 더 잘 알게 되고 잘하고 싶어진다. 그러면 입이 또 근질 근질해진다. 선순환이 작용된다. 잘하고 싶어지면 방법은 알아서 찾는다. 잘못된 방법으로 하고 있더라도 스스로 교정하게 된다.
예전에 '찍먹'이나 '부먹'이냐,에 대한 논란에 한 코미디언 문세윤님이 말했다.
고민할 시간에 하나라도 더 먹어라.
맞다.
어떻게 외워야 할지, 스스로 방법이 맞는지 고민할 시간이 있으면 그 시간에 하나라도 더 보는게 최고다. 그냥 앉아서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학습을 한다는 '습관'만 챙겨가도 만족이다.
아이는 학교 가기 전에 5분동안 10개의 단어를 외우고 학교를 갔다.
경선식 영단어 후기를 찾아봤다. '우려스러움'이 많았다.
그들의 우려는 비슷했다.
글들을 쭉 살펴보다가 '내가 감내할 수 있겠다.' 결론이 나고 '경선식 영단어 수강 신청'을 결제했다. 시작이 반이다.
Start now Get perfet later.
일단 시작하고 나중에 완성시켜라.
정말 시작이 반이다. 일단 시작을 하고 천천히 완성해 나가면 된다.
발음은 교정해주면 된다. 개인적으로 '미국식', '영국식'으로 나눠지는 '발음'에 대한 환상이 없다.
해외에서 10년 간 일하면서 '한국식 발음'으로도 규모가 큰 사업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을 많이 봤다. 인도인들 대부분은 인도식 발음으로 비즈니스를 했고 세계적 그룹의 리더가 되기도 한다. 중국인들 대부분은 중국식 발음으로 하고 마찬가지다. 마윈만 보더라도 중국식 발음이지만 당당하다. 그런 사람들을 보며 발음의 문제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
중요한 건 언어 자체가 아니다.
언어가 담고 있는 문화, 역사, 컨텐츠다.
좌로 가나, 우로 가나 크게 보면 다 똑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