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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우리 '근육'에 대한 아주 흥미로운 사실들..

by 오인환

줄기러기는 7000미터 높이로 날아 히말라야산맥을 넘고, 마리아나곰치는 해저 8200미터까지 내려간다.그린란드 상어는 500년 동인이나 계속해서 기능을 유지한다. 동물들의 근육은 바다와 땅, 공중에서 모두 작동하며 그 어떤 모터보다 강력하고 '생굴'이나, '콘도그'와 같은 이상한 에너지원으로 구동할 수 있다. 우리도 그렇다.

우리의 근육도 굉장한 역할을 한다. 인간 근육 중 흥미로운 근육은 '안면 근육'이다. 인간은 침팬지나 여타 유인원과 달리 안면 근육이 발달했다. 특히 상대에게 자신의 감정을 비언어적으로 보여 줄 수 있도록 진화했다.

우리의 입술은 원숭이가 입을 뒤집어 깐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입술의 표면이 바깥쪽으로 더 많이 노출되며 가장자리의 피부가 얇아진 까닭이다.

붉은 입술은 타인들에게 정교한 발성과 표정을 전달할 수 있게 했다. 성선택에서 더 입술이 붉고 눈이 큰 사람을 선택하는 이유는 '그'에게서 '신뢰성'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은 인간의 진화과정에서 필수적이었다.

침팬지와 다르게 인간의 눈은 '흰자위'가 발달했다. 우리는 상대에게 어디를 보고 있는지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자들을 선택했다.

우리의 진화는 우리로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기르는 강아지들의 조상은 '늑대'의 조상과 연결되었다. '강아지'와 '늑대'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개'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흰자위'를 발달시켰고 개들 역시 눈 주변에 잘 발달된 두 개의 근육이 있다. 그 두 근육은 얼굴의 모양을 바꾸고 다양한 표정을 짓도록 해준다. 실제 강아지는 인간과 비슷한 표정을 몇가지 흉내 낼 수 있다. 반면 늑대에게는 그런 근육이 발달하지 않았다. 늑대는 완전히 무정한 표정을 갖고 있다. 이런 두 개의 근육은 시베리안 허스키에게도 없는데, 이 견종은 유전적으로 개보다는 늑대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개에게 발견되는 이 두 개의 근육이 인간에게도 없다는 사실이다.

이는 말한다. 개가 독자적으로 인간과 생활하기 위해 꾸준하게 진화해 온 수 백만년의 흔적이라는 것을 말이다.

우리의 근육은 이처럼 흥미롭다. 반면 모든 근육이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근육 질환 중에는 '진행성 골화성 섬유이형성증'이라는 질환이 있다. 이는 근육이 뼈로 변화는 질환이다. 주사나 타박상, 낙상 등에 의해 유발될 수 있는데, 골격근이나 힘줄, 인대가 모두 뼈로 변할 수 있으며 이 상태가 몇 년간 지속되면 인간의 몸 거의 대부분이 뼈가 되어버린다. 그러다 환자는 결국 가슴 팽창이 제한되어 숨을 쉴 수 없는 상태에 이르면 호흡부전으로 사망한다.

가벼운 외상만으로도 근육이 뼈가 된다는 이런 소설같은 이야기는 사실 단백질을 합성하는 과정에서의 '코딩실수(?)' 같은 것이다. 우리가 먹는 무언가를 스스로 합성하여 다양한 신체 조직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볼 때, 우리의 몸은 참 신비롭다.

며칠 전, 아이가 잠을 자다가 깨어나서 한참을 운다. 이유를 물어봤더니 다리가 너무 아프다고 한다.

"성장통이구나, 키가 크려고 그러나봐.'

아이에게 이와 같이 알려 주었다. 어떤 시기가 되면 다리가 몹시 아픈 것을 우리는 '성장통'이라 부른다. 단 이는 사실이 아니다. 뼈가 위 아래로 잡아 당기면서 늘어나기 때문에 다리가 아플 것이라고 우리는 주장하지만 실제로 뼈는 그런 방식으로 자라나는 것이 아니다.

'성장통'이라는 것은 1823년 프랑스의 한 의시가 '성장기의 질병'이라는 책으로 처음 묘사하며 사용된 명명이다. 4세에서 8세의 어린이들 중 40%가 매주 한두 번 밤에 종이라와 허벅지에 통증을 느끼고 몇시간 동안 통증이 지속되기에 이름이 지어졌다. 다만 이는 성장과 큰 관련이 없다. 이는 비타민 D의 결핍이라던지, 골밀도 감소, 순환계 문제, 가족 내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어린 시기에 일어나는 이런 통증은 '아이가 특히나 많은 활동을 한 뒤에 근육 피로가 일어나서 그런 경우가 많다.

즉, 성장통은 아이가 주간에 신나게 뛰어 놀았기에 통증이 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 이야기를 듣고나니 아이의 성장통이 참 귀엽게 느껴진다.

최근 건강을 위해서 '미밴드'를 구매했다. 하루 몇 보를 걸아야 하는지 확인하고 싶어서다. 스마트폰을 들고 있지 않을 때가 많기에 정확한 걸음을 확인하기 힘들었다. 그런 의미로 구매한 '미밴드'를 착용하고 꽤 적잖은 죄책감을 느꼈다.

이름부터가 '만보기'인 그것은 1964년 도쿄 올림픽을 맞이하여 한 시계 제조업체가 일본식 한자 '만'이 사람이 걷는 모습을 닮았다고 하여 만들어진 '마케팅'이었다. 실제로 이 마케팅이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전 세계는 '만보'에 대한 죄책감'을 갖기 시작했다. 실제로 '만보'를 걷기 위해서는 거의 두 시간이 걸리는데 현대인의 생활 패턴을 볼 때, 이는 결코 쉽지 않다. 2021년의 한 발표에 따르면 굳이 하루 1만보를 채울 필요는 없고 하루 2700보를 기준으로 1000보를 추가로 걸을 때마다, 사망위험이 12%씩 감소한다고 한다.

즉 무리한 운동을 하지 않고도 우리는 꽤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운동의 대부분은 '근육'과 관련되어 있다. 화학에 의한 전기 작용으로 수축과 이완이 반복되는 이 근육에 대해 어느 정도를 알고 있는 것은 꽤 도움이 된다.

우리는 새로 산 전지기기의 사용법 만큼이나 우리 몸의 사용법을 확인하고 있는가. 모쪼록 우리의 근육이 어떤 원리로 작동되고 어떤 재미난 이야기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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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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