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스승의 부재_스승의 날

by 오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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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크게 불편함이 없다가 불현듯 5월 15일 어느 시간이 되면 아쉬운 감정이 든다.



'스승의 날', 찾아뵈는 스승님이 없다는 아쉬움.



스치고 지나던 선생님 중 훌륭하신 분들이 계셨다. 다만 당시 '선생님'이라는 존재는 '나'외에 다수를 관리하는 대중적 존재였다. 고로 나의 '스승'이 아니라 '공공의 스승' 같은 느낌이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소름끼칠 정도로 삶의 철학을 배우고 싶은 분이 계셨다. 그러나 인연을 짓지 못하고 이렇게 흘러 왔다.



유학시절,


혼자 진로나 미래에 대한 고민에 놓여 있을 때, 나는 아무도 없는 성당에 앉아 있었다. 육성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고민과 걱정을 그곳에 놓고 나왔다. 특별히 종교적인 성격은 아니다. 그냥 그 경건한 분위기가 만들어내는 공간을 좋아했을 뿐이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앉아 있어도 나는 무엇도 믿지 못했다. 결국 스스로에 불확실한 확신과 불안을 갖고 나아갔다.



성장을 하다보면 어느새 '묻는다'는 행위가 낯설어지는 때가 있다. 주변 친구들은 고만고만하고 부모님은 '잘 모른다. 네 일은 네가 해라' 말씀하셨다.



혼자하고 있는 그 고민을 누군가에게 묻고 싶었지만, 비슷하게도 가는 사람도 없다는 생각에 결국 차라리 틀리면서 나아가기로 했다. 그렇게 계속해서 틀리면서 나아갔다. 마치 덜 발달된 로봇청소기처럼 온갖 구석을 다 부딪치며 길을 확장해 나갔다. 그리고 내가 밝히고 있는 지도가 여전히 흐릿하여 비슷한 구간에서 몇번을 더 부딪치고 바보 같이 길인지 길이 아닌지 확인해보고 있다.



유학시절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남이 먹다 남은 피자 조각을 집으로 싸들고 온 적이 있다. 곧 비자가 만료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언제 돈이 떨어질지 모르는 위험한 일상. 낮과 밤이 바뀌어 한 번만 밤에 잘 수 있도록 해달라는 간절한 기도까지..



'제발 내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찾았던 수많은 '신' 중 어느 누구에게도 '대답'을 듣지 못했다.



예전에 유머모음집에서 본 적이 있는데, '신'은 '신'이 아닌 다른 형태로 도움을 준다고 했다. 고로 어쩌면 그들은 다른 방식으로 나를 도왔을지 모른다.



어쨌거나 그때, 신만큼 간절했던 누군가가 '스승'이다.



'군사부일체'라고 했던가.



과거 황제가 '신'의 역할을 하던 시기,


스승은 '황제나 신' 다음, '아버지'보다 앞서 그 은혜를 이야기했다.


이제는 누가 묻는 질문에 답해야 하는 나이가 되어가면서 더 현명해지 못하고 있음이 안타깝다.



오늘은 그냥 하고 싶은 말이 없었다가, 앞서 말한 불현듯 찾아온 시간을 핑계로 옛날 생각을 좀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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