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이 있는 문제라면 얼마나 좋을까.
정답에 맞는 답을 찾고, 틀려도 '답'을 기준으로 연습하면 맞출 수 있으니...
최근 '니체'를 듣고 있다.
무기력한 스스로를 발견하여 '니체'에게 조언을 들어보는 중이다.
'니체'의 책은 소장 중이다. 그것을 꺼내어 읽을 여유가 마땅찮아 '윌라'로 듣는 중이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강하게 만든다.'
꽤 쎈 녀석을 만난 것 같은데... 아직 죽지는 않았구나,
그러면 지금 나는 조금 더 강해진 셈인가, 모르겠다. 겉에서 보기에 '좀비' 같아 보이는 외형은 '승리자'라기보다 '생존자'에 가깝다.
어쩌면 지금이 번아웃인가.
수면시간이 너무 불규칙하고 짧다. 머리가 '핑핑' 돌아가지 않는다. 샴푸를 마친 뒤에, '잠깐만,.. 내가 아까 삼푸를 했던가...?'하고 더하는 일이 많아진다.
들어오는 정보가 가득차서 머릿속 어딘가에 정체가 일어나는 모양이다. 시원하게 뚫려 있던 사고회로가 막혀 단어를 떠올릴 때는 한참 눈알을 굴려본다.
활자를 읽는 시간도 느려지고 쓰는 시간도 느려졌다.
이 과부화를 무엇으로 감당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시간이 되면 자동 작동되는 좀비 혹은 NPC 수준의 주체성으로 하루를 살았다. 그러다 아이가 큰일이 났다며 연락이 왔다.
큰일이라면 놀랍지도 않다.
한창 몰아쳐 온 큰일이 이제는 뒷일이 되어 무덤덤해졌다.
큰일이 무어냐, 했더니 '로봇청소기'가 교과서와 알림장을 망가뜨렸단다.
'그래, 큰일이지.'
집으로 돌아왔더니 완전히 망가진 책 옆으로 로봇청소기가 있었다.
아이는 선생님께 혼날 걱정을 가득 안고 잠에 들었다. 그래, 해결해보자. 선생님께 예약문자를 드렸다.
'나의 큰일도 이 정도 수준이었으면 좋겠구나'
가만 보니 아이가 느끼는 두려움과 내가 느끼는 두려움이 다르지 않다.
어쩌면 오늘의 일을 기준으로 보건데, 아이의 두려움이 나의 것을 넘어섰다.
마주한 현상은 다르지만, 느끼는 감정은 같다.
아이의 감정이 하찮다 할수가 없다.
누가 보기엔 나의 일도 '큰일'과 전혀 상관 없겠지..,
'니체'를 듣고 있는데 니체가 말한다.
'그것으로 죽지 않았으면, 그것보단 센놈이다'
모양 빠지게 이기건, 멋들어지게 이기건, 이기면 그만이다.
이기면 강한 것이다.
예전에는 외부에 적을 만들어 그것을 넘어서고자 했다.
지금에 와서는 가장 넘기 힘든 게 어제의 나다.
돌이켜보건데 내가 세운 과거의 나를 하향한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좀비 같은 기운이지만 그것으로도 됐다. 어쨌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답이란 건 참 하찮게도 '문제'가 있어야만 존재라도 가능하다.
즉, 문제는 문젯거리고, 정답이 옳은 것이라는 말은 얼마나 어폐가 있는가. 일단 문제를 가져야 정답을 찾지...
또한 정답은 없는 것이 아니라 숨겨져 있는 것이다. 고로 나는 남들보다 더 많은 정답을 가진 사람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어보자.